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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간 - [마지막]

권정선재 2009. 3. 13. 23:37
 




 16화




 “네?”


 간수의 얼굴이 굳어진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무슨 말이냐니?”

 간수의 얼굴이 굳는다.


 “예.”




 싸한 분위기가 교도소를 감싼다.




 “룰루랄라.”


 윤호가 머리에 물을 묻힌다.


 “그렇게 좋아?”


 “네.”


 오늘은 목요일이다.

 

“킥.”


 “식사시간이다.”


 그 때 개구멍이 열린다.


 “와 밥이다.”


 오늘은 닭다리가 들어있다.

 “어쩐 일이래?”


 그 순간 갑자기 모두가 조용해진다.


 “!”


 윤호의 얼굴이 굳는다.




 “하암.”


 따사로운 햇살이 눈을 부신다.


 “헤헤.”


 민정이 기분 좋게 일어난다.


 “우와.”


 오늘은 목요일이다.

 

‘딩동’


 이 아침에 누구지?

 “누구세요?”


 “나다.”


 고모다.


 “어쩐 일이야?”


 민정이 문을 연다.


 “민정아.”


 고모의 얼굴이 어둡다.


 “오늘이래.”


 “?”


 민정이 고개를 갸웃한다.


 “무슨?”


 민정의 눈이 굳는다.


 “!”


 “맞아.”


 고모가 담담히 말한다.


 “어서 준비해라.”

 

“!”


 민정은 다리에 힘이 풀린다.




 “할머니.”


 “어쩐 일이여?”


 할머니가 걸어 나온다.


 “같이 가실래요?”

 “왜?”

 “오늘이래요.”


 “!”


 할머니의 얼굴이 굳는다.


 “뭐, 뭐라고?”


 “오늘이래요.”


 고모가 담담히 말한다.


 “같이 가실래요?”


 할머니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 그려. 기다려.”




 “...”


 모두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


 “가자.”


 “잠깐만요.”


 윤호가 싱긋 웃는다.

 

“밥, 밥 좀 먹을 게요.”


 “...”


 “밥 먹을게요.”


 윤호가 밥을 먹는다.


 “맛있다.”


 “...”


 “너무 맛있다.”


 “...”


 모두 침묵을 지킨다.

 

“어서들 드세요.”


 윤호가 숟가락으로 밥을 푹푹 퍼먹는다.


 “너무 맛있다.”


 윤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하아.”


 민정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흐윽.”


 할머니가 손을 잡아준다.


 “괜차너.”


 할머니가 손을 꼭 잡아준다.

 

“괜찬혀.”


 “...”


 민정이 할머니 품에 안긴다.




 “다먹었다.”


 윤호가 밥을 두그릇이나 비웠다.


 “잠깐만요. 세수 좀 하고.”


 윤호가 화장실로 들어간다.

 

“하아.”


 그리고 깨끗이 정말 깨끗이 세수와 양치를 한다.


 “깨끗해야죠.”

 윤호가 나오면서 미소를 짓는다.

 

“깨끗해야죠.”


 “가자.”


 윤호가 아저씨들을 본다.


 “저 갈게요.”


 아무도 대답이 없다.


"안녕.“

 

아저씨들의 눈시울이 붉다.


 “안녕.”


 윤호가 방을 떠난다.




 “저 어떻게 죽어요?”


 간수들은 대답이 없다.


 “궁금해서 그래요.”


 “몰라.”


 아저씨가 무뚝뚝하다.


 “치.”


 윤호가 미소를 짓는다.


 “죽는 건 난데.”


 윤호가 싱긋 웃는다.


 “왜 아저씨들이 심각해요.”


 “...”


 “인상 좀 풀어요.”


 윤호가 싱긋 웃는다.




 “이제 조금 떨리네.”


 윤호의 목소리가 떨린다.


 “하아.”


 윤호가 숨을 내쉰다.


 “떨린다.”


 윤호의 눈이 붉어진다.


 “죽기 싫다는 생각이 이제야 드네요.”




 “하아. 하아.”


 민정이 유리 너머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누나 와있죠?”

 

윤호가 미소를 지으며 벽을 본다.


 “여기는 처음 와봐서, 어디쯤인지 모르겠네.”


 윤호가 싱긋 웃는다.


 “누나 애국가 너무 고마웠어요.”




 “흐윽, 흐윽”


 민정의 어깨를 할머니가 쓸어준다.




 “그래서 나도 보답하려고요.”


 윤호가 싱긋 웃는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


 민정이 하염없이 운다.


 “하아, 하아.”




 “길이 보전하세.”


 머리에 용수가 씌여졌다.


 “무섭다.”


 윤호가 떨기 시작했다.


 “무섭다.”




 “내려.”


 신호가 내려왔다.


 ‘틱’


 ‘틱’


 ‘틱’


 ‘틱’


 윤호가 떨어지지 않았다.


"!"


 김주임 앞에 레버만 그대로다.




 “고마워요.”


 윤호가 차분히 말한다.




 ‘탁’


 레버가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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