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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랄까 Season 3 - [2화]

권정선재 2009. 3. 13. 23:40
 




 2화




 “룸메이트를 구하게요?”


 “그럼.”


 민정은 싱글벙글이다.


 “벌써 인터넷에 올렸는 걸.”


 “벌써요?”


 윤호가 고개를 젓는다.


“이상한 사람 들어오면 어떡해요?”


 “윤호가 있잖아.”

 

“헤에.”


 단순한 윤호가 또 베시시 웃는다.


 “그리고 이상해봤자지 뭐.”


 “?”


 윤호가 고개를 갸웃한다.


 “너희 식구들만 하겠니?”

 “아.”


 윤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조금 그렇기는 하죠?”


 “그럼.”


 자, 잠깐!


 “그래도 룸메이트는 안 되요”


 “왜?”


 민정이 볼을 부풀린다.


 “그럼 저 여기 못 오잖아요.”


 “아!”


 그 사실을 이제야 깨달은 민정이다.


 “뭐, 그럼 내가 가면 되지.”


 “엑?”


 민정이 해맑게 웃는다.


 “나, 정말 돈이 절실하다고.”


 “휴.”


 윤호는 고개를 젓는다.




 “그렇게 불안해?”

 “응.”


 윤호가 울상을 짓는다.


 “에효.”


 찬성이 혀를 찬다.


 “그러니까 네가 들어가 살라니까.”


 “응큼해보이잖아.”


 “얼씨구.”


 찬성이 고개를 젓는다.


 “너 선생님 빼앗기고도 그런 말 할래.”


 “!”

 윤호가 고개를 젓는다.


 “당근 아니지.”


 “그러니까, 네가 들어가서 살아.”


 그래도 그건 좀 민망하다.


 “싫어.”


 “싫음 말고.”


 찬성이 만화책에 눈을 돌린다.


 “너 아는 여자애 없냐?”

 “나헤미?”

 

“걔가 왜 나오냐?”


 윤호가 신경질을 낸다.




 “민호야, 나 무서워.”


 “범아.”


 범이와 민호가 꼭 껴안는다.


 “나헤미가 자꾸만 뽀뽀해.”


 범이가 퉁퉁 불은 입술을 보여준다.


 “입술이 다 텄잖아.”


 “민호야, 아파 죽겠어.”


 범이가 울상을 짓는다.


 “범아!”


 “민호야!”


 둘이 껴안는다.


 “꼴값들 하고 있네.”


 그 때 나혜미가 나타난다.


 “반장, 범이 내가 데려간다.”


 그러더니, 범이의 목을 훽 낚아챈다.

 

“미, 민호야!”

 

 “범아!”


 범이의 애타는 외침이 울려퍼진다.




 “헤헤.”


 하긴 집값이 조금 헐긴 했다.


 “그래도 너무 많잖아.”


 백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신청하다니 민정은 너무나도 행복하다.




 “엄마,”


 “왜? 아들.”


 “나 하숙할까?”


 “하숙?”


 해미가 고개를 갸웃한다.


 “왜?”


 “선생님 집에서 살면 안 될까?”

 “뭐?”


 해미는 기가 막히다는 표정이다.


 “어디 결혼도 안한 처녀 총각이.”

 “그런게 아니라, 이제 작은 엄마 들어오면, 선생님 룸메이트 구해야 하잖아.”


"그렇네.“


 해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그게 뭐?”


 “불안하단 말이야.”


 “어이고.”


 해미가 미소를 짓는다.


 “걱정도 많아요.”

 

“엄마!”


 윤호의 애타는 외침에도 불구하고 해미는 미소를 짓는다.


 “그럴 리 없을 겁니다.”


 “엄마가 어떻게 알아?”


 “모르셔도 됩니다.”


 “치.”


 해미가 빙긋이 웃는다.


 “만약 그 사람이 선생님한테 해코지 하면 엄마가 먼저 혼내줄게.”


 “?”


 윤호가 해미를 바라본다.


 “왜?”

“내 며느리니까.”

 

“헤헤, 엄마.”


 윤호가 해미에게 안긴다.


 “고마워.”

 

“고맙긴.”




 “그나저나 민정이는 어떡하려나?”


 “뭐가?”

 “룸메이트.”


 “룸메이트?”


 민용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집 나오면 룸메이트 새로 구해야지.”


 “혼자 살면 되잖아.”

 

“어떻게 여자 혼자 사냐?”


 신지가 볼을 부풀린다.


 “하여간 오빠도.”

 “아니, 여자 혼자 왜 못살아?”


 민용이 반문한다.


 “무슨 세 살 먹은 아이야?”

 “오빠.”


 신지가 민용을 가늘게 흘겨본다.


 “어떻게 그렇게 말하냐?”


 “사실이잖아.”


 민용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혼자 사는 게 뭐가 어때서 그래?”

 “오빠는 남자라서 몰라요.”


 “아니, 남자 여자를 떠나서.”


 신지가 드러누워버린다.


 “아, 몰라.”


 “왜 그래?”

 “몰라 몰라.”


 민용이 신지의 옆구리를 간지럽힌다.


 “이래도 안 일어나?”

 

“푸키키.”


 제주의 해안에 한 커플의 웃음소리가 파도처럼 부서진다.




 “이 사람이 좋겠다.”


 나이도 어리고, 돈도 많이 준다니.


 “오케이.”


 민정이 메일을 클릭한다.


 ‘안녕하세요? 집 구하신다고 하셨죠? 저는 님과 함께 살고 싶은데, 어떠세요?’


 민정은 발송을 누르고 싱긋 웃는다.


 “좋은 사람인 것 같아.”


 민정이 커피를 탄다.




 “불안해.”


 “야! 이윤호 그만해!”


 민호의 투덜거림에도 불구하고, 윤호가 계속 방을 왔다 갔다 한다.


 “왜그래?”

 “모르겠어.”


 윤호의 얼굴에 착잡함이 스쳐간다.


 “불안해.”


 “참나.”


 민호가 고개를 젓는다.


 “왜지?”


 윤호가 털썩 침대에 눕는다.


 “왜 불안하지?”


 윤호가 베개에 얼굴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