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랄까 season 3.5
1화. 신지 민용 돌아오다.
“오빠, 떨린다.”
“떨리긴. 두 번째인데.”
“그래도.”
신지가 싱긋 웃는다. 승현과 민정 사이의 일을 해결해주고, 다시 신혼여행을 떠난 뒤 두 달 만에 돌아오는 신지와 민용이다.
“너무 빨리 온 건가?”
“빨리 오기는.”
‘딩동’
“아우, 얘들아 왔니?”
문이 열리면서 문희가 맨발로 뛰어 나온다.
“엄마.”
민용이 방긋 웃으며, 문희를 안는다.
“그래, 너도 왔구나.”
“네.”
문희가 신지의 팔을 이끌고, 부엌으로 이끈다.
“앉아. 앉아.”
“아, 네.”
식탁에는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다.
“어머, 어머니 혼자 하신 거예요?”
“아니, 애미랑 같이 했지.”
그 순간 딱 맞춰 나타나는 해미.
“어머, 우리 자기랑 서방님 벌써 오셨네?”
“아, 네.”
민용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자!”
해미가 손바닥을 내민다.
“네?”
“선물.”
“없는 데요.”
민용이 한 번 쏘아주고, 밥을 먹기 시작한다.
“너무하네.”
“너무하긴.”
“허!”
“하!”
“어라!”
“저쩔!”
“하!”
“허!”
두 사람이 서로와 말다툼을 한다.
“푸하하.”
“그렇게 재밌냐?”
“응.”
혜미가 배를 잡고 구른다.
“너무 재밌어.”
“너희는 왜 이 집에 와있냐?”
윤호가 다용도실로 가면서 혜미를 흘겨본다.
“당연히 범이가 여깄으니까.”
“김범 너 집에 좀 가라.”
“왜?”
“여기가 너희 집이냐?”
“너 치사하게 그만 해라!”
범과 게임 중이던 민호가 윤호를 쏘아본다.
“하여간 저것들은, 으휴.”
윤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부엌으로 간다.
“어라?”
“어쭈?”
두 사람은 아직도 티격태격 대는 중이다.
“그만 좀 하세요.”
윤호가 민용과 해미 사이를 가로지르며 한 마디 한다.
“작은 엄마, 잘 다녀오셨어요?”
“어, 윤호도 잘 있었어?”
“네.”
“자, 선물.”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선물을 건넨다.
“고맙습니다.”
“너만 주는 거야.”
“아, 진짜요?”
“응.”
신지가 입 안 가득 밥을 넣는다.
“맛있다.”
“나중에 거기 어땠는 지 말해주세요.”
“그래.”
윤호가 다락방으로 가서 봉을 타고 오른다.
“선생님.”
“어? 윤호야.”
민정이 반기며 윤호를 잡아 준다.
“그런데 왜 이렇게 시끄러워?”
“삼촌이랑 작은 엄마 왔어요.”
“아 진짜? 나도 가봐야 하는데.”
“선생님도 여행 준비하느라 바쁘시잖아요.”
“그래도.”
“지금 밑에 너무 시끄러워요. 조금 있다가 가요.”
“그래?”
윤호가 침대에 털썩 앉는다.
“나는 가기 싫은데.”
“왜?”
방학을 맞아서, 민정의 고향집에 함께 내려가기로 한 윤호다.
“선생님, 거기 인터넷도 안 된다면서요.”
“전기 들어온 지도 10년이 안 됐네요.”
민정이 싱긋 웃는다.
“윤호는 나랑 가는 게 싫은 거야?”
민정이 급격하게 울상을 짓는다.
“그,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됐어.”
그러더니 다시 미소를 지으며 가방을 싸는 민정이다.
“으유.”
윤호는 고개를 젓는다. 민정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 너희 집은 어떻게 하기로 했냐?”
문희가 신지 앞에 앉는다.
“일단 민정이 잠시 여행 간다니까 다락방에서 지내려고요.”
“결국 그 집은 팔려고?”
“네.”
신지의 음악을 위해서 둘이 살던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한 민용과 신지다. 사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많이도 싸웠다.
“그래도 이번에는 둘이 잘 결정했구나.”
“그러게 말이에요.”
“누구 마음대로 팔아!”
그 때 들리는 순재의 호령.
“아, 아버님.”
“누구 마음대로 그 아파트를 파냐?”
“아유 아버지도 그만하세요.”
민용이가 해미와의 싸움을 끝내고 자리에 앉는다.
“그 아파트에서는 매일 아침 엄마 밥 못 먹잖아. 어차피 준이 봐줄 사람도 필요하고, 둘째도 생겼는데.”
“어머?”
문희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정말이니?”
“네.”
어느 덧 10주나 되었다는 사실을 전하며 신지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아주버님은 어디가셨어요?”
“아유, 우리가 아무 것도 안 말해줬구나.”
문희가 빙긋 웃으며 신지에게 생선을 발라준다.
“준하 요즘에 회사가 너무 잘 되어서, 주말에도 출근하잖니?”
“어머”
신지가 제 일인냥 기뻐한다.
“잘 됐네요.”
“그렇지?”
“그나저나 우리는 오늘 어디서 자냐?”
“오늘은 아파트에서 자야지.”
“그게.”
민용이 머리를 긁적인다.
“그 아파트가 자리가 너무 좋은데다가, 시세보다 조금 싸게 내놓아서, 내놓자마자 집이 나가버렸네?”
“뭐?”
신지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러면 우리 어떡해?”
“걱정하지 마세요.”
윤호가 가방을 세 개나 끌면서 나타났다.
“우리 오늘 떠나.”
“어머, 그게 오늘이었니?”
문희는 음식을 보자기에 싸느라 정신이 없다.
“잘 다녀왔어? 신지야?”
“응.”
신지와 민정이 오랜 회포를 푼다.
“나 이제 가야겠다.”
혜미가 먹은 과자의 양이 5봉지 째에 접어들면서 범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왜? 범아.”
민호가 슬픈 눈으로 범을 바라본다.
“내가 싫어?”
“그게 아니라.”
범이 인상을 찌푸리며 혜미를 가리킨다.
“범아!”
“민호야!”
“저것들은 언제나 지랄이야.”
윤호가 짜증을 내며 방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가방 하나를 들고 다시 나온다.
“으유, 내가 저것들 보기 싫어서라도 간다.”
“어머, 윤호야 지금가는 거니?”
“네.”
해미가 현관에 선다.
“잘 다녀오고.”
“내가 어린 앤가?”
“내가 보기에는 어린애지 뭐.”
해미가 싱긋 웃는다.
“그나저나 우리 윤호 잘 부탁해요.”
“뭘요.”
민정도 싱긋 웃는다.
“얘 키는 커도 감기 잘 걸려요.”
“네.”
“윤호 너 내복 꼭 챙겨 입어.”
“내복은 무슨.”
윤호가 입을 내민다.
“말 들어!”
해미가 허리에 팔을 올린다.
“알았어요.”
“제가 잘 감시할게요.”
“그래 잘 다녀와.”
“기다려!”
문희가 부엌에서 쫓아 나온다.
“이거 가져가야지.”
“어머 이게 뭐예요?”
“아버님 드려.”
“아.”
민정이 윤호를 바라본다.
“아이 씨.”
윤호가 투덜거리면서 보자기를 받는다.
“할머니는 뭐 이렇게 많이 싸셨어요?”
“많기는 얘도.”
“그럼 정말 가볼게요.”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잘 다녀오고.”
민정과 윤호가 집을 나섰다.
“이제 좀 조용해서 살 거 같다.”
윤호가 고개를 젓는다.
“왜? 난 너희 집이 좋은데?”
민정이 싱긋 웃자 윤호는 이상하다는 듯 쳐다본다.
“선생님은 대단해요.”
“킥, 어서 가자!”
“네.”
두 사람은 민정의 집을 향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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