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랄까 season 3.5
3화. 승현이는 혜미를 좋아해.
“네가 왠 일이냐?”
“친구 사이에 까칠하기는.”
“친구?”
승현이 인상을 찌푸린다.
“네가 언제부터?”
“에이, 친구.”
“웃기네.”
승현이 쉐이크를 쭉쭉 빨아 먹는다.
“나 바뻐.”
“너 저번에 나혜미 마음에 든다고 했지?”
“어?”
바로 반응이 나온다. 찬성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내가 걔 소개시켜 줄까?”
“진짜?”
“응.”
“당연히 좋지.”
승현이 찬성의 손을 두 손으로 쥔다.
“친구, 부탁해.”
“우리 친구 아니라며?”
“누가 그래?”
승현이 미소를 짓는다.
“찬성아 뭐 먹고 싶어?”
“뭐 먹고 싶냐고?”
찬성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뭐? 혜미를 때어낼 방법?”
하루 종일 혜미에게 시달리고, 겨우 밤이 되어서야 민호와 통화를 할 시간이 생긴 범이다.
“어떻게 하면 되는 건데?”
“너 승현이 알지?”
“알지.”
“승현이가 혜미를 좋아한데.”
“뭐?”
범의 눈이 동그래진다.
“그런데 승현이 걔가 좀 적극적이잖아.”
“그래서?”
“혜미가 매일 윤호네 집에 온다는 사실을 말했지.”
“그런데?”
“기다려봐.”
범이 고개를 갸웃한다.
“기다려보라고?”
“내일부터 효과가 확실할 거야.”
“흠.”
민호의 말이니 믿을 만하다.
“알았어. 민호야 내일 보자.”
“그래.”
범이 전화를 끊고 눕는다.
“정말 내일부터 자유인건가?”
조금은 의심스럽다.
<다음 날>
“범아!”
“쳇.”
역시나 나혜미다.
“너는 아침부터 오냐?”
“그럼, 네가 아침부터 윤호 집을 안 가면 되잖아.”
“됐다.”
범이 고개를 젓는다.
“같이 가!”
“싫어.”
범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하지만 그에 밀릴 혜미가 아니다.
“그러면 팔짱껴도 돼?”
“!”
범이 멈칫한다.
“그래도 되는 거야?”
“3미터 접근 금지.”
“1미터.”
“2미터.”
“좋아.”
헤미가 싱긋 웃더니 정확히 2미터 뒤에 선다.
“출발”!
“으휴.”
범이 울상을 짓는다.
“정말 오는 거냐?”
“당연하지.”
찬성이 미소르 짓는다.
“너 아니면 죽는다.”
“그래 죽여라.”
승현이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찬성을 바라본다.
“그런데 너 왜 이렇게 나한테 잘 해주는 거냐?”
“응?”
“왜 이렇게 나를 챙겨주냐고?”
“챙겨주기는.”
‘너는 왜, 너 말고는 아무도 나혜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거냐? 너만 좋아해.’
찬성이 애써 속마음을 숨기고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너랑 나랑 친구한 지 몇 년이냐?”
“찬성아.”
승현이 찬성을 덮석 안는다.
“너밖에 없다.”
“응.”
찬성은 지금 상황이 다소 적응이 안 된다.
“하아.”
윤호네 집에 거의 다 와가는 데 별다른 기미가 없다.
“뭐지?”
“뭐가?”
“아, 아니야.”
‘눈치 하나는 겁나 빨라요.’
범이 고개를 젓는다.
“혜미야!”
그 순간 어디에서 들리는 우렁찬 목소리.
“!”
범은 혜미의 얼굴이 굳는 걸 보았다.
“버, 범아.”
“응?”
“지금 저 목소리 염승현이야?”
“응?”
범이 고개를 갸웃한다.
“너무 빨라서 못 들었는데?”
“혜미야!”
다시 외치는 목소리, 승현이 맞다.
“맞네?”
“걔, 걔가 왜 윤호네 있어?”
“응?”
혜미가 범을 노려본다.
“네가 부른 거냐?”
“어?”
“실망이다.”
그러더니 범의 정강이를 까는 혜미다.
“아!”
“나한테 연락하지마.”
“하?”
그러더니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간다.
“혜미야!”
그리고 그 뒤를 쫓는 승현. 범은 고개를 갸웃한다.
“왜 저러는 거야?”
범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승현이가 혜미 좋아하잖냐.”
찬성과 민호가 미소를 지으며 계단에서 내려온다.
“찬성아. 민호야.”
범의 눈이 동그래진다.
“설마?”
“우리가 승현이에게 혜미가 매일 이곳에 온다는 걸 알려줬지.”
“그리고 상황은 보신 바와 같습니다.”
찬성이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민호야!”
“범아!”
민호와 범이 또 껴안는다.
“고마워.”
“고맙긴.”
“이래서 윤호가 그렇게 짜증을 낸 거구나.”
찬성이 고개를 젓는다.
“아무튼 나는 임무 완수다.”
“그래. 너 최고다!”
“혜미야!”
“너 왜 따라와?”
“네가 좋으니까!”
“아이 씨.”
혜미가 더 속력을 높인다.
“나는 네가 싫다고.”
“나 매일 윤호네서 잠복할 거야.”
“아이 씨.”
승현도 지지 않고 따라붙는다.
“나 너 싫다니까!”
“내가 널 좋아한다고!”
“아, 뭐야!”
자신이 한 일은 생각도 하지 않고, 무조건 따라다니는 승현의 구애방식이 이상하기만한 혜미다.
“그만 따라와!”
“사귀자고 하면!”
“내가 미쳤냐?”
“그럼 계속 따라갈 거야.”
승현이 여유만만한 미소를 짓는다.
“아이 씨.”
“거기 서!”
“내가 미쳤냐?”
두 고등학생은 한 겨울에 시내 한 복판을 열심히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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