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3
아홉 번째 이야기
“그러니까, 지금 윤호 네 말은, 오빠가 오늘 자기도 들어왔으니까 술 마시며 파티 하자고 했다고?”
“네.”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못 오세요?”
“당연하지.”
신지가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준이 동생이 있잖아.”
“아.”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잊었어요.”
‘나 참.”
신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남자들이란.”
“쿡.”
민정이 그런 말을 하자 윤호가 작게 웃음을 지었다.
“선생님 그 말 하니까 웃겨요.”
“내, 내가 왜?”
“솔직히 웃겨.”
“치.”
민정이 볼을 부풀렸다.
“둘 다 너무해.”
“아니에요.”
윤호는 한 번 고개를 젓더니 다시 신지를 바라봤다.
“그러면 뭐라고 말 하지?”
“아니야.”
신지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술만 안 마시면 되지.”
“그래도.”
민정이 살짝 아래 입술을 물었다.
“그냥 밥 먹으면 안 되나?”
“됐어.”
신지가 배를 살짝 어루 만졌다.
“오빠 술 많이 좋아해.”
“…….”
“신지야.”
신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삼촌.”
“응?”
“파티 취소하면 안 돼?”
‘왜?”
게임을 하던 민용이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물었다.
“임신하셨잖아.”
“아!”
순간 망치로 얻어 맞은 것 같은 민용이다.
“이, 잊고 있었네.”
“나 참.”
윤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무한 것 아니야?”
“왜 네가 그러냐?’
“소, 솔직히 그렇잖아.”
윤호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삼촌 아이잖아.”
“몰라.”
민용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다고 서 선생 너에게 마음 안 가져.”
“뭐?”
“내가 신지에게 간다고 해도 말이야.”
“…….”
윤호는 가만히 민용을 바라봤다.
“무조건 그런 보장은 없는 거잖아.”
“시끄러워.”
윤호가 가만히 입을 열었다.
“그런 말은 하지 말라고.”
“후우.”
민용이 한숨을 토해냈다.
“너도 나처럼 바보구나.”
“뭐?’
윤호가 반문했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너도 결국에 사랑 떄문에 이러는 거잖아.”
민용이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둘 다 바보 같아.”
“아니.”
윤호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바보가 아니야.”
“어째서?”
“나는 내 마음을 확실히는 알고 있으니까.”
“!”
순간 민용의 얼굴이 굳었다.
“삼촌은 지금도 갈팡질팡 하고 있는 거 아니야?”
“내가 내 마음을 못 잡고 있다고?”
“그래.”
윤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삼촌 지금 선생님도 좋고 작은 엄마도 좋잖아.”
“아니야.”
“아니라고?”
윤호가 따지 듯 물었다.
“다 보여.”
“!”
“나 삼촌 조카야.”
윤호가 심호흡을 했다.
“나는 못 속여.”
‘하아.”
민용이 한숨을 토해냈다.
“왜 이렇게 나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많을까?”
“그거 좋은 거 아니야?”
“응?’
민용이 윤호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나를 아는 사람은 없잖아.”
윤호의 눈이 쓸쓸하게 빛났다.
“삼촌은 행복한 사람이야.”
“내, 내가 행복한 사람이라고?’
“그래.”
윤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래도 삼촌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잖아.”
“너도 마찬가지야.”
“누구?”
윤호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삼촌.”
“응?”
“고민하지 마.”
“…….”
“삼촌이 선생님 좋아한다고 해도 나 삼촌 미워하지 않을 거야. 사람이, 사람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만 할 수 있겠어. 같은 사람을 사랑할 수도 있는 거는 당연한 일인 거잖아.”
윤호는 살짝 심호흡을 했다.
“그러니까 그렇게 삼촌의 마음을 애써 숨기려고 하지 마.”
“윤호야.”
“그리고 다른 사람들 눈도 보지 마.”
윤호의 눈은 진지했다.
“삼촌 지금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그것도 너무나도 고민하고 있는 거 다 보이거든.”
“아, 아니야.”
“아니긴.”
윤호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삼촌은 나이는 먹었지만 너무나도 단순한 사람이라서 지금 마음 먹은 게 다 보이고 있단 말이야.”
“내, 내가?”
“응.”
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애써 숨기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
“하아.”
민용이 한숨을 토해냈다.
“모르겠어.”
“삼촌.”
“정말 모르겠어.”
민용이 고개를 떨구었다.
“뭐가 옳은 걸까?”
“지금 삼촌의 마음이 하라는 것.”
“그게 옳다고?”
“응.”
윤호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나 삼촌 원망 안 해.”
“하아”
민용이 다시금 한숨을 토해냈다.
“
“왜?”
“네가 나보다 어른 같다.”
“!”
윤호의 눈이 가늘게 흔들렸다.
“가,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그렇잖아.”
민용의 눈이 쓸쓸하게 빛났다.
“나는 이렇게 이것저것 따지는 데 너는 솔직하게 네 사랑만 챙기잖아.”
“그거 욕인가?”
‘아니.”
민용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부러워서 하는 말이야.”
“부러워서.”
윤호가 살짝 아래 입술을 물었다.
“삼촌.”
“응?”
“그렇게 힘들어?”
윤호가 슬픈 목소리로 물었다.
“둘 중 한 사람 사랑하는 게.”
“응.”
민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너무, 너무 힘들다.”
“하아.”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한 사람만 사랑하는 게 힘이 들어.”
“!”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윤호의 눈이 쓸쓸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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