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PART.2
[여고 4총사 Season 2]
열한 번째 이야기
사실 희은과 같은 가정 형편을 가진 아이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상스럽게도 희은의 어머니는 희은을 한국에 남기고 있었다. 다른 엄마들이 모두 미쳤다고 말을 해도 그녀는 꿋꿋하게 희은을 한국에 머물게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미국이라.
“하아.”
희은은 마음이 무거웠다.
“이제, 겨우, 이제 겨우 나에게도 친구들이 생기는데.”
이 사실을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 걸까? 그리고, 그리고 엄마는 조금 더 빠르게 이야기해주면 얼마나 좋은가? 다음주? 다음주에 떠나야 하는 걸 이제서야 말을 해주면 어떻게 하라는 건지.
“정말 미치겠어.”
희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가야는 하는 거겠지?”
희은은 거울 속의 자신에게 물었다.
“그런데 가기 싫다.”
희은이 살짝 아래 입술을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응?”
하나의 물음에 희은이 움찔했다.
“무, 무슨 일이 있을게 있어?”
“아닌데?”
서나도 고개를 갸웃하며 희은을 들여다봤다.
“너 지금 무지하게 창백해.”
“그, 그래?”
“무슨 일이야?”
유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희은을 바라봤다.
“우리에게는 이야기 해도 되잖아.”
“후우.”
희은이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커피라도 마실래?”
“커피?”
“응.”
희은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기에 이렇게 분위기 잡는 거야?”
서나의 장난스런 말에도 희은은 미소를 짓지 않았다.
“정말 무슨 일 있는 거야?”
유현이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말 해 봐.”
“나 유학가.”
“뭐?”
“뭐, 뭐라고?”
“거짓말.”
세 소녀의 반응을 본 희은의 마음이 더 요동쳤다.
“가, 갑자기 무슨 유학을 간다는 거야?”
“너 다 속이고 있었던 거야?”
“아니.”
희은은 고개를 저었다.
“우리 엄마가 갑자기 가래.”
“하.”
유현이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부잣집 딸들은 다르구나.”
“그렇게 말 하지 마.”
희은이 슬픈 말투로 말했다.
“나라고 뭐 좋은 줄 알아?”
“너 지금 되게 웃기는 거 알아?”
“뭐?”
서나가 눈을 깜빡이며 심호흡을 했다.
“연희은.”
서나가 아래 입술을 깨물었다.
“나 되게 유학 가고 싶다.”
“서나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지금, 지금 얘가 배부른 소리 하고 있잖아.”
서나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너는 지금 유학 가기 싫다고? 엄마가 강제로 보내신다고.”
서나가 코웃음을 쳤다.
“나는 그런 거 가고 싶어.”
“서나야.”
“너, 정말.”
서나가 앞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래, 너는 싫겠지.”
서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적어도 네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는 확인해.”
“그만해.”
“후우.”
유현이 서나의 팔을 붙잡았다.
“왜 희은이에게 신경질이야?”
“몰라.”
서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냥, 그냥 질투가 나서 그러겠지.”
“미안.”
“희은아.”
“정말 미안.”
희은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나는 정말로 싫어.”
“후우.”
하나는 한숨을 토해냈다.
“이게 뭐야? 재미 없게.”
“미안해.”
희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내가 이런 걸 이야기할 사람들은 너희 밖에 없어.”
“알아.”
서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그래서 더 싫어.”
“그래.”
희은이 아래 입술을 깨물었다.
“나 갈게.”
“뭐, 뭐라고?”
유현이 미간을 찌푸렸다.
“갑자기 그러면 어떡해?’
“아니.”
희은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서나 말이 맞아.”
“희은아.”
“배부른 소리지.”
희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웃긴 애야.”
“그런 말이 아니라.”
“아니.”
희은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나 갈게.”
“희은아!”
희은은 그대로 카페를 나섰다.
“후우.”
희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왜 내 마음을 몰라주니?”
희은은 아래 입술을 깨물었다.
“너 왜 그래?’
“내가 뭘?”
서나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그 부자 아가씨 비위라도 맞춰주자고?”
“친구잖아.”
“친구?’
서나가 앞 머리를 쓸어 올렸다.
“무슨 친구가 그래?”
“서나야.”
“나 유학 가고 싶어. 정말.”
서나가 아래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우리 집은 나 그런 거 보내줄 형편이 안 돼. 너무나도 가난하니까.”
“그걸 왜 희은이에게 풀어?’
“재수 없잖아.”
“서나야.”
“재수 없잖아.”
서나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런 고민을 한다는 게.”
“후우.”
하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하아.”
서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 내가 잘못한 거 알아.”
“아니?’
“그래.”
서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너도 정말.”
“미안.”
서나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너희들이라도 축하해줘.”
“뭘 축하해?”
유현이 따지듯 물었다.
“희은이 유학 가기 싫다잖아.”
“그러면 안 가면 되잖아.”
“진서나.”
유현이 엄한 표정을 지었다.
“너 왜 이렇게 어린 아이 같이 굴어?”
“우리 어려.”
서나가 아래 입술을 깨물었다.
“우리 아직 많이 어리다고.”
“하지만 친구잖아.”
“웃기는 소리 마.”
서나가 고개를 저었다.
“우리 친구된지 얼마나 되었다고.”
“서나야.”
“희은이가 친구라고?”
서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나 모르겠어.”
“……”
하나는 가만히 서나를 바라봤다.
“우리 친구 맞니?”
“그만 하자.”
유현이 고개를 저었다.
“제발 그만하자.”
서나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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