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4
열다섯 번째 이야기
‘Rrrrr Rrrrrr’
“응?”
휴대전화 액정을 확인한 신지가 고개를 갸웃했다. 성현이었다. 전화를 한 적이 없던 사람인데.
“왜?”
“전화를 왜 그렇게 받냐?”
“내 마음이야.”
신지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왜 전화한 거야?”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어?”
신지가 고개를 갸웃했다.
“갑자기 그건 왜?”
“나 오늘 일 한 건 끝냈거든.”
“아.”
신지가 미소를 지었다.
“그럼 돈이 생긴 거야?”
“아니.”
“그럼?”
“돈이 들어온다는 이야기지.”
성현의 목소리는 꽤나 쾌활했다.
“어때?”
“그래.”
신지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비싼 거 먹어도 되는 거야?”
“그럼.”
“킥.”
신지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나 치즈케이크 먹고 싶어.”
“치즈케이크?”
“응.”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올 거지?”
“그래.”
“기다릴게.”
“응.”
신지는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끊었다.
“기특하네.”
신지는 기분이 산뜻해졌다.
“역시나, 나를 좋아하는 것일까?”
신지는 마음이 심란했다.
“치즈케이크라.”
성현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별로 비싼 걸 원하지는 않네.”
성현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아.”
“네.”
준이 민정을 올려다 봤다.
“윤호 형이 평소에 잘 해줘?”
“네.”
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준이를 무지 좋아해요.”
“그래?”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준이가 보기에 윤호 형 어때?”
“응?”
준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말이에요?”
“좋은 사람 같아?”
“네.”
준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형아는 좋은 사람이에요.”
“그래.”
민정의 얼굴에 슬픈 기색이 스쳐갔다.
“좋은 사람이구나.”
“응?”
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모 왜 그래요?”
“아, 아니야.”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무 것도 아니야.”
“흐음.”
준이 민정을 올려다 봤다.
“우리 어서 가자.”
“네.”
민정은 집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치즈케이크를 받아들고 성현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신지가 좋아하겠지?”
성현은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후우.”
민용이 입에 담배를 물었다.
“삼촌 아직도 담배 펴?”
“그렇네.”
민용이 불을 붙였다.
“이제 아이도 있는데 말이야.”
“나 참.”
윤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좋은 아빠는 아니라니까.”
“킥.”
민용이 작게 웃었다.
“그런 거냐?”
“응.”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쁜 아빠야.”
“하아.”
민용이 한숨을 토해냈다.
“
“왜?”
“이번에 나는 또 나쁜 아빠가 되어 버렸어.”
“어?”
윤호가 민용을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준이 동생 말이야.”
민용이 담배 연기를 뿜어 냈다.
“나 정말, 정말로 또 나쁜 아빠가 되어 버리는 거겠지?”
“정말 삼촌이라는 사람은.”
윤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모두에게 아픔만 주는 사람인 걸까?”
“그런가?”
민용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건 아니었는데 말이야.”
“삼촌.”
“응?”
“한 사람을 택해.”
윤호가 민용을 바라봤다.
“그게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한 사람을 선택해.”
“윤호야.”
“그게 삼촌을 위해서도 좋아.”
민용은 담배를 바닥에 던졌다.
“나도 알아.”
“그런데?”
“그래야 한다는 건 아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후우.”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렵더라고.”
“삼촌, 삼촌 때문에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픈 거 알고 있지? 단순히 삼촌 혼자서 아픈 게 아니야. 삼촌 때문에 나도 아프고, 선생님도 아프고, 작은 엄마도 아프고, 성현이 형도 아파.”
“…….”
민용이 윤호를 응시했다.
“그러니까 삼촌 한 사람에게 제발 마음을 고정시켜.”
“그래.”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노력할게.”
“고마워.”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그 정도라도 지금은 충분히 고마워.”
“그래.”
민용이 고개를 끄덕이며 윤호를 바라봤다.
“이제 들어가자.”
“응.”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힘드니?’
“조금.”
윤호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나도 너무나도 고집을 피웠던 거니까.”
“그래.”
민용이 윤호를 바라봤다.
“너도 조금은 민호를 이해해 줘야지.”
“응.”
윤호가 씩 웃었다.
“이미 나도 조금은 이해를 하고 있어. 머리로는 말이야.”
“가슴이 안 되는 거구나?”
“어.”
윤호가 민용을 바라봤다.
“삼촌도 그래?”
“그래.”
민용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나도 마음은 안 되더라.”
“그런 거구나.”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나 다 그런 거구나.”
“다 그런 거야.”
“하아.”
해미가 한숨을 토해냈다.
“얘네들은 왜 이렇게 안 오니?’
“이제 올 거예요.”
해미가 현관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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