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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5 - [열한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7. 4. 00:04

 

 

 

추억에 살다.

 

 

Season 5

 

열한 번째 이야기

 

 

 

딸이라고?

 

문희의 얼굴에는 한 가득 미소가 번졌다. 다행히 무리 없이 둘쨰를 나은 것이 기쁜 모양이었다.

 

그래 잘 했다. 그래서 언제 올 거야?

 

순간 문희의 얼굴이 굳었다.

 

안 온다고? 아무리 네 둘이 이혼을 했어도, 걔는 준이 동생이고 내 손주인데 어떻게 우리 집을 안 와? 아니 아가 걔도 참 웃긴 애구나, 제 시댁을 알기를 뭐라고 생각을 한단 거니?

 

그만 둬.

 

순재가 문희에게 타박을 줬다.

 

둘이 이혼한 판국에 시댁이라는 말을 왜 쓰는 거야? 두 사람이 이혼했으면, 당연히 우리하고도 아무런 사이가 아닌 거지. 이 놈의 할망구가 늙어서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요.

 

문희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리 애잖아.

 

끊기나 해. 돈 들어.

 

그래.

 

문희가 다시 전화기를 붙들었다.

 

민용아, 다시 전화해.

 

문희가 한숨을 내쉬며 전화를 내려 놓았다.

 

당신은 왜 그렇게 딱딱하게만 굴어요?

 

그 녀석이 못 마땅하니까 그렇지.

 

순재가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지금 그게 뭐 하는 짓이야?

 

여보.

 

문희가 미간을 모았다.

 

그래도 우리  아들이잖아요.

 

그래서, 그러는 거야.

 

순재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그래서.

 

 

 

이제 어디로 갈 거야?

 

흐음.

 

성현의 물음에 신지가 검지를 물었다.

 

나 지금 무지하게 배가 고픈데.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배가 고프다고?

 

.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너란 애는.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애 낳고 맥도날드 오는 애는 너 뿐일 거야.

 

.

 

신지가 작게 미소를 지으며 빅맥을 크게 한 입 물었다.

 

그래도 어떻게 하냐? 이게 그렇게 먹고 싶었는데.

 

어련 하시겠어요.

 

민정도 미소를 지으며 프렌치프라이를 집었다.

 

그나저나, 정말 너 혼자서 기를 수 있을 것 같아?

 

.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상관 없어.

 

정말?

 

.

 

신지가 콜라를 한 모금 마셨다.

 

준이도 내가 키우잖아.

 

이건 다르지.

 

민용이 이마를 짚었다.

 

어린 아이라고.

 

내 자식이야.

 

신지는 당당한 목소리로 말 했다.

 

못할 게 뭐가 있어?

 

나는 모르겠다.

 

민용이 질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

 

내가 뭘?

 

신지가 미간을 모았다.

 

내가 뭘 어떻게 한 건데?

 

그만.

 

성현이 황급히 두 사람 사이에 끼어 들었다.

 

오늘, 아주 특별한 날인데, 정말 그럴 거야?

 

하아.

 

신지가 시선을 돌렸다.

 

신지, .

 

그만하자고.

 

신지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오빠 정말 계속 그럴 거야?

 

너 정말 왜 그러냐?

 

내가 뭐?

 

신지가 민용을 노려 봤다.

 

내가 뭐가 문제인 건데?

 

언제까지 그렇게 삐딱하게 굴 거야?

 

내가?

 

신지가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따.

 

내가 뭘 삐딱하게 굴어?

 

너 결국에는 나에게 올 거잖아.

 

!

 

그 말은 시한 폭탄과 같았다.

 

, 지금 뭐라고 했어?

 

신지가 굳은 얼굴로 민용을 바라봤다.

 

오빠 지금 뭐라고 한 거야?

 

너 언제까지 그렇게 굴 거냐고.

 

하아.

 

신지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서 오빠는 안 되는 거야.

 

?

 

민용이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왜 오빠에게 돌아가?

 

신지가 코웃음을 쳤다.

 

나 안 돌아가.

 

뭐라고?

 

나도 내 삶이 있다고.

 

신지는 아래 입술을 물었다.

 

다시는 이민용 아내로 안 살아.

 

!

 

민용의 눈이 흔들렸다.

 

지금 그거 진심이야?

 

진심이야.

 

신지가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진심이 아닌데 왜 그러겠어?

 

하아.

 

민용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구나.

 

이 선생님.

 

민정이 작게 민용을 불렀다.

 

일단 앉아서 이야기 하세요.

 

아닙니다.

 

민용이 재킷을 집어 들었다.

 

저는 가야 겠군요.

 

그래 가.

 

신지가 툴툴거리며 말했다.

 

여기서 오빠 반길 사람 없으니까.

 

그래.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가줄게.

 

고마워.

 

민용이 몸을 부르르 떨고는 그냥 나가 버렸다.

 

어떡해?

 

?

 

신지는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빅맥을 물었다.

 

내가 뭐 못할 말 했어?

 

거짓말이니까 그러지.

 

?

 

성현의 말에 신지가 성현을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너 지금 거짓말 하잖아.

 

성현이 미소를 지으며 신지 잎 옆의 소스를 닦아 줬다.

 

!

 

너 저 사람 아직 좋아하지.

 

, 아니야.

 

신지가 고개를 저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야.

 

.

 

성현이 낮게 웃었다.

 

지금 나까지 속이려고 하는 거야? 그러면 안 되는 거지. 지금 내 눈에는 네가 저 사람을 아직까지 좋아하고 있다는 게 완벽하게 다 보이는데, 그렇게 모른 척 하면 안 되는 거잖아.

 

.

 

신지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너 갑자기 왜 그래?

 

지금도 보여주려고 한 거잖아.

 

?

 

신지가 앞 머리를 쓸어 넘겼다.

 

성현아.

 

신지. .

 

성현이 씩 웃었다.

 

자꾸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마.

 

!

 

신지의 눈이 흔들렸다.

 

, 무슨.

 

자꾸 그렇게 숨기다가는, 결국 정말로 바보가 될 거야.

 

하아.

 

신지가 가늘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정말 그렇게 보여?

 

.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 그렇게 보여.

 

민정아 너는?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도 그렇게 보여?

 

, 그건.

 

어서.

 

민정이 침을 삼켰다.

 

내가 보기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