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6
마지막 이야기
“아니, 도대체 내 나이가 몇 개인데 나보고 이런 심부름이나 하고 오라고 말을 하는 거야?"
민용이 연신 투덜거렸다.
“나 참.”
그러나 바뀔 것은 없었다.
“으유, 그러니까 빨리 학교나 나가야지.”
순간 민용이 멈칫했다.
“어, 어라?”
“이 선생님.”
민정이었다.
“아, 서 선생.”
“우와, 여기서 다 뵙네요.”
민정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이 선생님도 슈퍼 가시는 길이셨어요?”
“네.”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 준비하는데 필요한 게 있다고 해서.”
“아.”
민정이 싱긋 웃었다.
“이 선생님 되게 가정적이시구나.”
“가정적은요. 무슨.”
민용이 고개를 저었다.
“그나저나 서 선생은 무슨 일입니까?”
“저도 심부름 나왔어요.”
민정이 귀엽게 혀를 내밀었다.
“저희 집도 저녁 식사 시간이거든요.”
“모두의 집이 저녁 식사 시간이군요.”
“그렇네요.”
민정이 씩 웃었다.
“이 선생님은 어떻게 되셨어요?”
“뭐가요?”
“학교요.”
“아.”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붙었어요.”
“당연하죠.”
민정이 해맑게 웃었다.
“이 선생님이 얼마나 일 잘 하시는 데요.”
“정말로 그렇게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네.”
민정이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선생님은 최고라고요.”
“고마워요.”
민용이 미소를 지었다.
“서 선생이 그렇게 생각을 해 주다니.”
순간 민용이 살짝 아래 입술을 물었다.
“저기 이야기 할 시간 좀 있을까요?”
“네?”
민정이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잠시면 됩니다.”
민용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가능하겠어요?”
“흐음.”
시계를 보던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짧죠?”
“네.”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짧습니다.”
“좋아요.”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가까운 커피숍이라도 가요.”
“네.”
“도대체 무슨 일이라서 그러는 거야?”
신지가 허리에 손을 얹었다.
“나도 좀 알고 살아야 할 그 아니야?”
“네가 알아서 좋을 것 없어.”
성현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괜히 너 마음만 쓰게 될 거야.”
“오호. 그래?”
신지가 눈을 치켜떴다.
“그런데 이거 어쩌나? 지금이 더 신경 쓰이는데.”
“신지야.”
“제발.”
신지가 이마를 짚었다.
“말 좀 해 줘.”
“하아.”
성현이 한숨을 토해냈다.
“너랑 그리고 내 이야기야.”
“너랑 그리고 나?”
신지가 고개를 갸웃했다.
“우리 두 사람의 무슨 이야기?”
“하아.”
성현이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내가 결혼을 하려는 이유 말이야.”
“어?”
신지가 눈을 깜빡였다.
“네, 네가 결혼을 하려는 이유?”
“그래.”
성현이 신지를 바라봤다.
“그거 때문에 윤호랑 싸웠어.”
“그게, 그게 도대체 뭔데 싸워?”
신지가 이해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응?”
“하아.”
성현이 깊이 심호흡을 했다.
“그게.”
성현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나 아직 너를 잃을까 봐 두려워.”
“뭐?”
신지가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을 하니?”
“알아.”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도 안 된다는 거, 하지만.”
“됐어.”
신지가 반지를 뺐다.
“너 아직도 나를 못 믿는 구나?”
“신지야.”
“나도 이 결혼 싫어.”
신지가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나를 믿는 남자가 좋아.”
“나 너를 믿고 있어.”
“아니.”
신지가 고개를 저었다.
“너는 나를 안 믿고 있어.”
“신지야.”
“그러니까 이런 거잖아.”
신지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나 더 이상 놀리 당하기 싫어.”
“너 놀린 적 없어.”
“백성현.”
“응?”
“우리 끝이야.”
“!”
성현의 얼굴이 굳었다.
“무, 무슨?”
“너는 그렇게 내가 믿음을 보여줬는데도 나를 못 믿었어.”
신지가 슬픈 표정으로 성현을 바라봤다.
“그 이야기는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이야기야.”
“아니야.”
성현이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건 다른 종류의 문제란 말이야.”
“아니.”
신지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둘 다 같은 문제야. 그리고 이제 우리는 끝이야.”
“신지야.”
“안녕.”
신지가 등을 돌렸다.
“나는 내 비행기 표 알아볼게.”
“그러지 마.”
성현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너 이러는 거 싫어.”
“하.”
신지가 코웃음을 쳤다.
“그러면 조금 더 믿어야 하는 거 아니야?”
“믿어.”
성현이 한 발 다가섰다.
“그런데 내가 불안해서 그래.”
“그러니까.”
신지가 고개를 저었다.
“그게 나를 못 믿는 거잖아.”
“어째서?”
성현이 따지 듯 물었다.
“그게 어떻게 같은 거야.”
“같은 거야.”
신지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두 가지 너무나도 같은 거라고.”
“신지야.”
“제발.”
신지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나 네 말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신지야!”
그렇게 신지는 멀어졌다.
“하아.”
그리고 성현은 무너져 내렸다.
“무슨 말씀이 하시고 싶으신 거예요?”
“후우.”
민용이 한숨을 내쉬었다.
“서 선생.”
민용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추억에 살다. Season 6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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