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오! 나의 공주님 [완]

오! 나의 공주님 - [첫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8. 17. 19:23

 

 

 

여름 날의 판타지

 

오 나의 공주님!

 

 

첫 번째 이야기

 

 

 

우와 날씨 무지하게 좋다.

 

여진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창 밖으로 손을 뻗었다.

 

집어 넣어, 다쳐.

 

어머, 너 지금 나 걱정해주고 있는 거야?

 

미친.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입에 담배를 물었다. 그리고,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하는 순간,

 

담배는 끊어. 그거 몸에 되게 안 좋아. 나 몸 안 좋은 그런 남자 친구 만나고 싶은 생각 없단 말이야.

 

불이 붙어야 할 담배가 여진의 손에 들려 있었다.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계집애가 진짜 사내 새끼들 놀러가는데 따라오는 것만 해도 지금 무지하게 짜증나고 있거든? 그런데 너 지금 내가 뭘 하던 그렇게 신경을 쓰고 지랄인 거냐?

 

내가 너를 좋아하니까.

 

여진은 내가 욕을 하던 말던, 싱긋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저 얼굴만 보면 이상하게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분명히, 여진이 나에게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이상하게 여진의 존재가 너무나도 불편했다.

 

, 여진아 그냥 줘라.

 

운전을 하고 있던 상헌이 미소를 지으며 유쾌하게 대꾸했다.

 

저 자식 완전히 골초인 거 너도 알잖냐? 저 녀석 지금 담배 없으면 금단 현상으로 발광할 걸?

 

미친.

 

나는 낮게 욕을 내뱉고, 여진의 손에서 다시 담배를 낚아채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폐 가득히 차 오르는 연기가 꽤나 편안했다.

 

그나저나 방은 확실하게 잡은 거냐?

 

.

 

세호가 안경을 똑바로 고쳐 잡으면서 대꾸했다.

 

우리 아버지가 그러는데, 거기 완전히 좋은 곳이래. 거기 방 잡는 거 완전 힘들었다고는 하시는데, 그래도 다행히 잘 잡은 것 같아.

 

그래?

 

나는 담배 연기를 깊게 한 번 내뿜고는 눈을 감았다.

 

나 잔다. 도착하면 깨워.

 

왜 자게?

 

옆에서 여진이 징징거리며 달라붙었다.

 

여행은 놀러가는 길에 노는 그 맛에도 가는 거잖아. ? 자지 말고 우리 같이 놀자? ? ?

 

시끄러.

 

나는 담배를 창 밖으로 던지고 귀도 닫아 버렸다.

 

 

 

, 일어나.

 

벌써 다 온 거냐?

 

아니.

 

상헌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휴게소야. 그리고 이제 네가 운전 좀 해라. 여기서 부산이 얼마인데 계속 나에게만 운전을 하라고 지랄이냐? 너희들이 언제 돈이라도 주고 지금 나 기사로 부려먹고 있는 거냐?"

 

, 나는 방을 잡았는 걸?

 

알아.

 

세호가 손을 들고 작게 말을 하자 상헌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나를 응시했다.

 

이 정도는 해라.

 

알았어.

 

나는 투덜거리며, 운전석에 가서 앉았다. 모든 것이 낯선 기분이었다. 운전석도, 자동차 핸들도 너무나도 낯설었다.

 

너 왜 그래?

 

, 아니야.

 

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심호흡을 살짝 했다.

 

그럼 출발한다.

 

얏호!

 

그렇게 시동을 걸고, 천천히 출발을 했다. 생각보다 운전이라는 것이 어려운 모양이었다.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것일까?

 

! 조심해!

 

?

 

순간 앞에 무언가가 나타났다.

 

우왓!

 

꺄악!

 

뭐야!

 

내 마음대로 아무 것도 안 움직여.

 

손을 움직여서 핸들을 다시 잡으려고 했지만, 아무 것도 만져지지 않았다.

 

조심해! 앞에, 앞에!

 

으악!

 

그리고 아무런 기억이 없었다.

 

 

 

누구니?

 

몰라요.

 

은해가 한 사내를 내려 놓으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

 

이 근처에서 교통 사고라도 난 모양이에요. 이 사람 말고, 다른 사람들도 몇이 누워 있더라고요.

 

이런.

 

은해 모가 입을 가리고 고개를 저었다.

 

다친 사람은 어디 없어?

 

. 그냥 바다로 떨어졌던 모양이에요. 그 사람들이 전부일 지에 대해서는 자신은 없지만, 만일 이 사람들이 전부라면, 아무도 죽지 않았던 거예요.

 

그래.

 

은해 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서 다른 사람들도 모시고 와.

 

.

 

은해가 멀어지는 것을 보며 은해 모가 가만히 사내를 살폈다.

 

!

 

순간 은해 모의 얼굴이 굳었다.

 

, 이 사내는.

 

은해 모는 입을 가리고, 황급히 방을 나섰다.

 

 

 

어라?

 

방에 모든 사람들을 다 옮겨 놓은 은해가, 이마의 땀을 닦으면서 주위를 둘러 보았다. 모친이 사라졌다.

 

엄마? 엄마!

 

.

 

밖에서 얼굴이 하얗게 변한 모친이 겨우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다.

 

?

 

사람들 다 옮겼어요.

 

그래?

 

무슨 일이에요?

 

은해가 고개를 갸웃하며 모친을 살폈다.

 

, 뭐가 무슨 일이야?

 

지금 엄마 얼굴에 식은 땀이 장난이 아니에요. 어디, 무슨 일이라도 생기셨어요? 무슨 일이세요?

 

아니야.

 

은해 모가 겨우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 저 사람들이 전부이니?

 

.

 

은해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선생님 모시고 올게요.

 

갈 필요 없어.

 

?

 

은해가 고개를 갸웃하며, 자신의 모친을 돌아봤다.

 

선생님께 갈 필요가 없다니요?

 

너도 알고 있잖아? 우리 마을에 평범한 사람들이 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거 말이야.

 

, 그렇지요.

 

은해가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엄마, 저 사람들은 어떻게 해요? 다들 조금 큰 일이 난 듯한 모양새인데 말이에요. 괜찮겠어요?

 

그런 것 같네.

 

은해 모가 사람들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심각하게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아.

 

정말이요?

 

그래.

 

우와.

 

은해가 밝게 미소를 지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다행이에요.

 

그나저나 너 이번에는 정말로 혼이 날 지도 몰라. 아버지께서 그렇게 외지 사람들 무시하라고 경고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리 사고가 났다고 하지만 어떻게 이리로 데리고 오니?

 

그럼 어떻게 해요?

 

은해가 입을 잔뜩 내밀며 모친을 바라봤다.

 

그럼 사람들 죽게 내버려둬요?

 

그래.

 

?

 

은해가 입을 떡 벌렸다.

 

, 정말이요?

 

그래 정말.

 

은해 모친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은해를 살폈다.

 

너 그런 사람 그냥 죽게 내버려 둬.

 

엄마.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은해 모가 슬픈 표정으로 은해를 살피며,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너 또 다른 사람 데리고 오고 그러면, 아버지께서 걱정을 하신다고, 너 정말 그렇게 되다가 나중에 경을 쳐. 너 정말 큰일 날 수가 있어. 아버지꼐서 외지인 얼마나 싫어하는 지 모르니?

 

알아요.

 

은해가 팔을 널어뜨리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냥 보낼 수는 없잖아요.

 

모르겠다. 나는.

 

은해 모는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의자에 앉았다.

 

아무튼 너 조심해야 해.

 

?

 

은해가 눈을 깜빡였다.

 

뭐를 또 조심해요?

 

네 아버지.

 

알았어요.

 

그래, 그러면 나는 이만 가 보마, 이 방에서 내가 오래 있는 거 보면, 너희 아버지께서 또 역정 내실 거야. 알았지?

 

.

 

은해 모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은해에게 말을 하자, 은해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저 사람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보니까, 크게 다치지 않은 것 같아. 가만히 나 두어도 괜찮을 거야.

 

정말 괜찮은 거예요? 사람들 보니까, 지금 아무 정신도 찾지 못 하고, 저렇게 누워 있는데요?

 

괜찮은 거야.

 

은해 모가 빙긋 미소를 지었다.

 

정말로 괜찮은 거니까 신경 쓰지 마.

 

.

 

그럼 엄마 정말로 갈게.

 

, 가세요.

 

.

 

 

하아.

 

은해가 한숨을 내쉬면서 의자에 무너져 내리 듯 주저 앉았다.

 

아버지께 또 뭐라고 말씀 드리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흐음.

 

은해가 미소를 지으면서 누워 있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다들 정말 아무 일도 없다는 거지.

 

마음이 놓였다.

 

 

 

뭐라고?

 

은해 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