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페이지
열 번째 페이지.
커서가 깜빡이면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열 번째 페이지.
꼭 무언가가 가득 찬 것 같아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사람의 손가락은 열 개인데,
너를 향한 나의 마음은 그것을 넘어가고,
사람의 발가락은 열 개인데,
너를 향한 나의 사랑은 그것을 넘어간다.
아무리 너를 향해 달려 가려고 해도,
아무리 너를 향해 달려 가려고 해도,
열 번째 페이지.
그것을 알리는 커서가 깜빡여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이 끝이 난 것처럼.
10이라는 숫자가 나의 마음을 두드려서,
10이라는 숫자가 나의 눈에 맴돌기만 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열 번째 페이지.
아직 끝이 아닌데,
꼭 너와 나는 끝이 난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