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바탕화면

권정선재 2009. 11. 20. 11:16

바탕화면

 

 

권순재

 

 

 

나는 지저분한 것을 보지 못한다.

그렇기에 컴퓨터 역시 깨끗해야만 한다.

지저분한 바탕화면,

많은 파일,

많은 폴더,

그러한 것들은 그저 역겨울 뿐이다.

 

하나하나 마우스로 옮기며,

하나하나 제 자리로 옮긴다.

그리고 옮겨진 파일들은,

그리고 옮겨진 폴더들은,

그곳이 제 자리인냥 다시 그곳에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나의 삶도,

이처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원하는 위치에서,

내가 원하는 높이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면,

그 이상 무엇이 더 좋을 수 있을까?

 

나에게도 바탕화면이 있다면,

나의 바탕화면은 어떤 느낌일까?

깨끗한?

혹은, 꽉 찬?

 

내가 나를 볼 수 없기에 나는 오늘 더욱 초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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