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목록
휴대 전화의 사람들의 이름을 살펴본다.
얼굴이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 사람도 있고,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도대체 왜 등록을 해 놓았을까? 하는 사람도 있고,
왜 없는 거지? 하는 사람도 있다.
전화 번호들을 보면,
마치 나의 삶을
다른 방향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쓸모 있는 번호
쓸모 없는 번호
도움이 되는 번호
도움이 안 되는 번호
굳이 그러한 것들을 나누고 싶지는 않지만,
자꾸만 그 번호들이 그렇게 느껴진다.
어떤 번호는 유용하고,
어떤 번호는 무용하다고.
전화 목록을 살펴 보니,
너무나도 적은 나의 인맥과
너무나도 이기적은 나의 마음이
조금 부끄럽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