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귀가 큰 코끼리

권정선재 2010. 1. 25. 19:11

귀가 큰 코끼리

 

 

권순재

 

 

 

분명히 보았다.

귀가 큰 코끼리가 날고 있는 것을,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그런 것이 어찌 날 수 있겠냐고,

나에게 말도 안 된다고 이야기해도,

나에게 말도 안 된다고 말을 하더라도,

이미 나는 그것을 보았기에 그것을 믿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일은

그 코끼리가 분홍색이었다는 것이다.

분홍색의 귀가 큰 코끼리는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늘을 나는 그 일이

너무나도 즐거운 일이라는 것처럼,

 

나도 내 귀가 컸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하늘을 날고 싶은데,

저 멀리 하늘을 훌쩍 날아서 멀리 가고 싶은데,

나의 귀는 너무나도 작아서 가지 못한다.

 

하늘을 나는 분홍색 귀 큰 코끼리는 어디까지 갔을까?

자신이 원하는 곳

자신이 바라던 곳

그곳까지 날아갔을까?

 

나는 귀가 언제나 커져서 그곳으로 날아갈까?

내가 바라는 곳

내가 원하는 그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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