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소화제

권정선재 2010. 1. 26. 08:32

소화제

 

 

권순재

 

 

 

미련한 짓을 하고 말았다.

과식을 하고,

소화제를 먹었다.

 

너무 많이 먹어서,

약을 먹는 다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가?

얼마나 미련한 일인가?

 

내 몸이 어떤 상태인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지도 모르고

무작정 꽉꽉 담기만 했었다.

그것이 나에게

얼마나 해가 가는 일인 줄도 모르고,

그저,

꽉꽉,

아주 꽉꽉 밀어 넣고 있었다.

 

그나마 소화제가 있었기에,

답답한 나의 속이

풀린 것이라고 믿으며,

그렇게 스스로를 위안하며

 

미련한 손은 다시 음식으로 손이 닿는다.

그 탓에 너무도 괴로웠으면서,

다시 한 번 손을 대고 있다.

그 미련함을 다시 소화제로 달랠 것을 알고 있으면서

 

 

 

'★ 블로그 창고 > 시 읽는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맨스 피플 13  (0) 2010.01.28
인연  (0) 2010.01.27
귀가 큰 코끼리  (0) 2010.01.25
20번째 페이지 2  (0) 2010.01.24
요정의 나라  (0) 2010.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