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로맨스 피플 13

권정선재 2010. 1. 28. 00:16

로맨스 피플 13

 

 

권순재

 

 

 

그들이 모두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 흘리는

사내를 구원하는 여인이라

너무나도 아름답고

너무나도 숭고하다.

 

그 피비린내가 여기까지 역겹게 풍겨오는데,

그녀는 그런 것이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그녀는 그런 것이 아무렇지 않은 듯,

 

그 역겨운 것을

마치 달콤한 향기라도 되는 것처럼,

그녀는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는 담담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그렇게 받아들인다.

 

그의 피 흘리는 얼굴이 유난히 일그러져,

너무나도 아파 보이고,

너무나도 슬퍼 보이는데,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그를 안아준다.

그런데 나는,

나는 누가 안아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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