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문제점 중 하나가 고교등급제였습니다.
제가 3학년 때 저희 반 43명의 학생들만 세계지리와 지구과학을 선택한 문과반이었는데요.
그 결과 저희들 안에서 1등급부터 9등급까지 나와야 하는 경쟁이었던 거죠.
물론 저야 공부에 관심이 없는 아이였으니까 괜찮지만, 공부에 조금만 관심 있는 아이라면 굉장히 난감해했습니다.
겨우 1점 차이로 2등급이 나왔으니까 말이죠. 당연히 다른 과목이었으면 1등급이었을 성적으로 말입니다.
현재 제가 다니고 있는 대학교도 절대 평가 제도를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한정으로 절대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수에 따라서 절대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20명 미만일 경우, 그 학생들 중에 괜찮은 학생이 여럿 있어도 좋은 학점을 주지 못하거나, 혹 학생들이 지나치게 수업에 무관심해도 어쩔 수 없이 성적을 줘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최대한 학생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A학점의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죠.
물론 다른 과목에서는 지나친 A학점 남발을 막기 위해서 상대평가 제도로 균형을 맞추고 있습니다.
연세대의 A학점 제한은 어쩌면 요즘 들어 대학에 드는 불신에 대한 경고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그것이 대학의 돈벌이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생들이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그 과목을 다시 채워야 하게 되니까요.
그 결과 학생들은 계절학기를 듣거나, 한 학기를 더 이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학점을 불신한다고는 하지만 대학생들이 취업을 하기 위해서 믿을 것은 성적표 뿐이니까요.
결과적으로 학생들을 회사에서 고용할 때 신뢰를 주려는 행동이 학생들의 목을 조를 수 있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긍정적이었지만 결국 학교에만 이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고 말이죠.
지나친 A학점의 남발도 문제지만 딱 정해진 상대평가 역시 현재 문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네 가지 항목으로 평가하다가, 학생 수를 맞추기 위해서 나중에는 열 몇가지까지 학생들을 분류한다는 교수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상대평가가 무조건 좋은 것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과연 학생들을 위해서 한다는 연세대 A학점 제한이 학생들을 위하게 될 지는 조금 궁금하군요.
2009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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