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입니다.
권순재
잘 지내시나요?
아, 제 목소리를 아직 잊지 않으셨군요.
혹시나 번호가 사라졌을까
조심스럽게 누른 버튼이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정말로 다행히
아직 있었습니다.
그 동안 왜 연락이 없으셨나요?
아 망설이셨다고요.
그 마음 저도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그 동안 수도 없이 누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제 남편, 제 아이가 있어서 그러지 못 했습니다.
같은 마음일지 확신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시잖아요.
제가 어찌나 부끄럼을 많이 타는지
그래서 참 많이도 저를 귀여워 해주셨죠.
어린 아이가
참으로 부끄러움을 잘 탄다고 말입니다.
어떻게 지내십니까?
이제 일을 하지 않으신다고요.
그럼 어찌 지내십니까?
아, 등산.
산이 그리도 좋답니다.
언제 한 번 산에 같이 올랐으면 합니다.
아, 말씀이라도 그리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아, 그렇습니다.
잠시만,
아 저기, 죄송합니다.
네 그러한 것이 아니라
철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