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저입니다.

권정선재 2010. 5. 19. 07:00

저입니다.

 

권순재

 

 

 

잘 지내시나요?

, 제 목소리를 아직 잊지 않으셨군요.

혹시나 번호가 사라졌을까

조심스럽게 누른 버튼이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정말로 다행히

아직 있었습니다.

 

그 동안 왜 연락이 없으셨나요?

아 망설이셨다고요.

그 마음 저도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그 동안 수도 없이 누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제 남편, 제 아이가 있어서 그러지 못 했습니다.

 

같은 마음일지 확신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시잖아요.

제가 어찌나 부끄럼을 많이 타는지

그래서 참 많이도 저를 귀여워 해주셨죠.

어린 아이가

참으로 부끄러움을 잘 탄다고 말입니다.

 

어떻게 지내십니까?

이제 일을 하지 않으신다고요.

그럼 어찌 지내십니까?

, 등산.

산이 그리도 좋답니다.

언제 한 번 산에 같이 올랐으면 합니다.

, 말씀이라도 그리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 그렇습니다.

잠시만,

아 저기, 죄송합니다.

네 그러한 것이 아니라

 

철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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