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번째 페이지 2

권정선재 2010. 5. 20. 07:00

20번째 페이지 2

 

권순재

 

 

 

무모하다는 것을 안다.

10장을 채워도

20장을 채워도

허전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렇기에 지울 수가 없다.

그렇기에 포기할 수가 없다.

 

아무 거도 아닌 문자의 나열이

누군가에게 의미를 던진다면

적어도,

적어도 나에게 의미를 던진다면

이 의미 없는 짓이

의미를 찾게 될 것이다.

 

정말 보잘 것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나의 글이 부끄럽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 글을 내보이는 것 자체가,

어찌나 부끄러운지

온 몸이 떨린다는 것도 알고 있다.

 

허나 그대께 날카로운 말이라도 듣고 싶어서,

그대의 날선 말이라도 듣고 싶어서.

관심을 달라고,

제발 관심을 달라고,

이리도 계속 글을 쓴다.

 

멍청하고

미련한 글을

계속 보여주며 드린다.

 

한심한 나의 글이 여전히 한심하지만,

언젠가는 더 이상 한심하지 않기를 바라며,

이리도 멍청하게

계속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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