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권순재
당신이 가셨습니다.
바보같은
당신이 가셨습니다.
그리고 달라진 것 없는 사람들의
사람들의 삶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당신이 주신 모든 것을
천천히 잊는 것 같아 보이기에
조금은 두렵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생활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원하는데,
이리도 당신의 이름 세 글자를 원하는데,
도대체 어디로,
도대체 왜 가신 걸까요?
당신의 그 선택을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당신의 그 선택을 무조건 탓할 수도 없는,
한심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년
당신이 가신 지 1년
당신의 미소와
당신의 인자함은 여전히 기억에 남는데,
우리의 삶은
왜 이리도 팍팍하고 살기 고달플까요?
당신이 계시던 그 시절을
더 이상 기대하면 안 되는데,
왜 자꾸 미련하게 당신을 생각할까요?
바보라고 불린 당신을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리도 있는데 존경하는 당신은 어디에 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