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권순재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설레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이의 목소리만 보아도
그이의 얼굴만 들어도
설레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남들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이름 석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타인과 다를 것 없는
눈 두 개,
코 하나
입 하나
손 두 개
발 두 개
귀 두 개
똑같은데, 똑같은데 좋습니다.
타인들은 왜 좋아하냐고,
그런이를 왜 좋아하냐고,
구박하고
꾸짖고
타박을 합니다.
그런데, 그런데,
할 말이 있습니다.
좋아서 좋은데
그래서 좋은데
그것을
어찌
어쩌라 그러는 겁니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설레는 사람이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