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가 2010
권순재
처와 술을 마시다,
맥주가 떨어져
잠시 집 근처 마트에 갔다.
비틀비틀
집 앞에 선 순간
유난히 집이 조용하다는 사실을
조용히 깨달았다.
무슨 일일까?
문을 연 순간
아무 것도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현관서 제대로 보일 거실에
아무도 없었다.
조심스레
안방으로 다가서니
이상한
속삭임이 들린다.
처가 아픈가?
신음이 들린다.
혹 열이 날까 하여,
병맥주를 하나 손에 들었다.
그리고 문을 연 순간,
다리가 네 개다
내 다리는 여기에 있는데,
커지는 눈 들리는 팔 그리고 쾅
곧 처는 차갑게 식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