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처용가 2010

권정선재 2010. 7. 3. 07:00

처용가 2010

 

권순재

 

 

 

처와 술을 마시다,

맥주가 떨어져

잠시 집 근처 마트에 갔다.

 

비틀비틀

집 앞에 선 순간

유난히 집이 조용하다는 사실을

조용히 깨달았다.

 

무슨 일일까?

 

문을 연 순간

아무 것도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현관서 제대로 보일 거실에

아무도 없었다.

 

조심스레

안방으로 다가서니

이상한

속삭임이 들린다.

 

처가 아픈가?

신음이 들린다.

 

혹 열이 날까 하여,

병맥주를 하나 손에 들었다.

 

그리고 문을 연 순간,

다리가 네 개다

내 다리는 여기에 있는데,

 

커지는 눈 들리는 팔 그리고 쾅

곧 처는 차갑게 식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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