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인가 '강우석'이라는 이름은 그리 기대를 주지 않는 이름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그의 영화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점점 더 가볍고 뭔가 아쉬운 느낌을 준다는 평가가 전반적이었는데요.
미디어 다음의 인기 웹툰이었던 [이끼]를 그가 만진다는 이야기에 여러가지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목소리는 아무래도 '강우석'이 그것을 제대로 만들 수 있겠냐는 거였죠.
그러나 영화를 보고 가장 많이 느끼게 된 점은 원작이 정말 괜찮다면 그것을 망치기는 어렵다는 거죠.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인 '류해국'역할의 '박해일'입니다.
아버지의 죽음에 뭔가 의심스러운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것을 파헤치는 인물인데요.
박해일의 선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강한 이미지가 굉장히 잘 어울리는 느낌을 줍니다.
특히나 그가 죽음을 앞에 두고 벌벌 떠는 모습은 실제로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았는데요.
박해일이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이 영화의 최고의 하이라이트이자 가장 강력한 효과를 주는 것은 바로 '천용덕' 이장 역의 '정재영'입니다.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 악인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데요.
그러한 모습 뒤에 숨겨진 많은 추악함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같이 그를 미워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고 천천히 '류해국'의 숨통을 조이게 되는데요.
두 사람이 두뇌싸움을 하게 되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은 꽤나 매력이 넘쳤습니다.
'유준상'은 '류해국'에 의해서 좌천이 되었으나 그를 도와주는 '박민욱' 검사를 맡고 있는데요.
'유준상'이라는 배우가 이토록 카리스마가 넘치는 인물이라는 것은 전혀 알지 못 했습니다.
그는 TV 드라마 속이나, 예능프로그램. 가장 최근에는 [하하하]속에서 봤었는데요.
모두가 이렇게 묵직하면서 카리스마를 가진 역할이 아니었기에 이번 모습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나 많은 것을 꿰뚫어보는 그의 모습은 아 이거 멋있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만듭니다.
마을의 수상한 일을 담당하는 네 사람의 모습입니다.
'유해진'은 이장의 수족인 '김덕천' 역할을 맡고 영화에서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다음은 말이 필요 없는 '전석만'역의 '김상호'인데요. 영화에서보다는 살짝 선하게 나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카리스마 절정입니다.
마지막 맨 오른쪽 인물은 처음보는 배우였는데, '하성규'역의 '김준배'라고 합니다.
이 네 사람은 영화에서 가장 두려우면서도 서늘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긴장을 끌어갑니다.
마을의 유일한 여자이자 많은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이영지' 역의 '유선'입니다.
'유선'이라는 배우는 [작은 아씨들]이라는 드라마 이후로 꾸준히 지켜보고 있는 배우인데요.
여기서도 다른 남자 캐릭터들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이토록 캐릭터를 크게 살릴 수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게다가 그녀가 얽혀 있는 반전이란, 마지막에 뚜둥하면서 관객들을 다시 한 번 놀라게 만듭니다.
영화의 러닝타임이 간만에 장난 아닌 영화를 만났습니다.
맨 처음 1시 30분 영화를 보면서, 몇 시에 끝나나요? 물었을 때.
4시 10분에 끝납니다. 라는 직원의 말이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하하하. 정말이더군요;;;
그런데 원작을 제대로 살리려다보니 감독 역시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어떤 배우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고 모두 살려낸 놀라운 감독 '강우석'에게 박수를 보내며.
그의 또 다른 영화 [글러브]가 기대가 되는 군요.
3년 연속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더 많은 이야기 Lovely Place 4.5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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