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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희' - [안티 안티고네]를 읽고

권정선재 2010. 9. 13. 15:52

 

장성희’ - [안티 안티고네]

 

 

[안티 안티고네][안티고네]를 현대적인 느낌으로 되살린 작품입니다. 그러다보니 살짝 우리의 감성과는 어긋나는 부분도 있던 [안티고네]가 훨씬 더 현실적이며 사실적으로 살아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안티 안티고네][안티고네] 속의 상황과 그렇게 많이 다르게 표현을 하지 않습니다. 다소 현대적인 느낌으로 지하철이라던가, 혹은 인물들의 관계가 구시대의 여성과 남성의 관계와 다르다는 것은 커다란 차이점일 것입니다. 그러나 사건이 진행이 되는 과정은 거의 비슷하게 진행이 되는 것 같기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느끼시지 못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안티 안티고네]는 원작과 비교를 해보았을 때 너무나도 특이합니다. 특히나 안티고네의 여주인공인 이스메네의 경우. 원작에서는 지나치게 순종적이면서도 여리여리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였음에 반해, [안티 안티고네] 속에서는 조금 더 당차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모두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여성으로 변해 있습니다. 다소 언니에게 떽떽 거리는 모습이 지나치게 아이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그러한 모습이 언니와 대비가 되면서 조금 더 강하면서 나름의 성장을 성공을 한 한 소녀의 모습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안티고네]에서는 나름 현명한 왕이었던 크레온이라는 인물 역시 [안티 안티고네]에서는 전혀 다른 인물로 변해 있는 것이 꽤나 즐겁습니다. 현대적인 의미로 말을 하면 살짝 찌질이? 라고 말을 하는 것이 옳을 것 같은 이미지로 변해 있는데요. 자신의 왕권과 또 그것과 관련된 것들에 대해서 다소 얕은 생각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바로 앞의 것을 누리기 위해서 더 큰 것을 놓치곤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단 생각이 듭니다.

[안티 안티고네]는 원작에서와 다르게 오이디푸스가 조금 더 큰 느낌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원작에서는 아버지 그 이상의 역할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여기서는 아버지이면서 딸들을 사랑하고, 아들의 운명에 대해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도 또 딸에 대해서도 같은 운명을 짊어지게 하고 마는 다소 불운한 아버지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가 눈을 먼 모습에서는 여느 영화 등에서 나오는 모습과도 닮아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그 자신의 지식이나 하는 것들은 그렇게 부족하지 않지만 그가 눈을 멀었기에 그의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며, 결국 모든 사람들이 망가질 수밖에 없게 하는 모습과도 살짝 닮아 있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안티 안티고네]는 현대적으로 해석이 되어 있는 희곡이니만큼 쉽게 술술 넘길 수 있는 느낌은 아닙니다. 한 번 더 꼬여있고 그 부분의 의미에 대해서 한 번 더 되새겨 보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렇기에 더욱 더 재미있고 유쾌합니다. [안티고네]의 경우 선악이 뚜렷하며 감정의 대립이 선명합니다. 그러나 [안티 안티고네]는 누가 완벽한 선이고, 또 누가 완벽한 악인지 정확히 드러나 있지 않으며 그렇기에 살짝 애매한 부분은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현대적인 작품들은 대다수가 누가 선이고 악인지에 대해서 명확히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을 명확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작가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죠. 더 가벼워진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속에는 더욱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안티 안티고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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