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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의 [유쾌한 하녀 마리사]를 읽고

권정선재 2010. 9.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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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유쾌한 하녀 마리사]

 

 

토마스는 여행을 다녀 온 후 아내 요한나의 편지와 그가 평소에 좋아하던 샴페인 병을 테이블 위에서 발견하게 된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샴페인과 함께 아내의 편지를 읽기 시작한다. 편지에는 평소에 그에게 무시를 당하던 일이나 서운했던 일을 토로하는 편지를 넘기다보니, 아내는 자신을 나디아라는 인물과 바람을 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편지의 말미에 아내는 죽음을 스스로 택하겠다는 말을 한다. 샴페인 병을 비우고 편지도 다 읽은 토마스는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나 직접 아내를 확인을 해야 하나를 망설이게 된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를 하기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서는 순간 그는 자신의 몸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때마침 욕실에서 젖가슴을 내놓고 나오던 그의 아내는 의아하다는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의식을 잃게 된다.

 

한 사내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한 여인의 편지를 통해서 그려놓고 있습니다. 왜 그녀가 그렇게 비극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으며, 그러한 마음을 그녀의 남편 역시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말이죠.

사실 이 소설이 왜 [유쾌한 하녀 마리사]인지 정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요한나의 집에서 일을 하는 하녀가 마리사이기는 하지만 그녀는 여기서 그렇게 큰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때때로 명랑한 목소리로 집안을 청소하며 그녀에게 위로가 되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존재는 아닙니다. 마지막에 토마스의 죽음을 확인을 하고 요한나의 쇼크를 걱정을 해주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녀는 이 집에서 돈을 받고 일을 하는 하녀 이상의 존재가 아닙니다. 그리고 그러한 타자화가 이 소설 속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토마스는 다소 이기적인 남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때는 아내를 사랑하기는 했지만 결혼을 한 후에는 더 이상 아내에게 정을 주지 않고 밖으로만 돌고 있는 남성의 모습입니다. 그는 자신의 아내를 무시를 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자리에는 아내가 참석을 하지 않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그러한 그의 행동은 이기심으로 가려진 현대인의 모습과도 닮아 있습니다.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일, 혹은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기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던, 그 사람이 상처를 입는 것과 무관하게 행동을 하는 모습 말이죠.

반면 요한나는 약하디 약한 인물로 묘사가 되어 있습니다. 토마스에게 당하기도 하면서 그저 극장에 가서 혼자서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여인으로 말이죠. 하지만 아무리 약한 인물이라도 그 끝에는 결국 복수라는 것을 꿈꾸게 마련입니다. 그녀는 독살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자신의 남편에게 복수를 꿈꾸게 되고 실제로 행하게 됩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억압에 눌리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자신의 욕구가 있지만 혹시나 튀어나가게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안 좋은 시선을 받을까 감히 대적하지 못 하고 그저 순응 하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바로 그런 모습이 요한나에 드러납니다.

마리사의 경우 주인공 식구의 곁에 머물기는 하지만 가족이 아니며 남입니다. 그러나 그런 남인 그녀는 단편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분노를 참을 수 있도록 그동안 도와주었던 소중한 친구의 역할과 동시에 모든 사건의 결말을 맺는 인물입니다. 목격자이며 관찰자의 자리에 있는 그녀는 수다를 떨면서 무한정 무거워질 수 있는 소설의 분위기를 다소 띄우는 역할 역시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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