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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고네]를 읽고

권정선재 2010. 9.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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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고네

 

 

[안티고네]라는 작품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뇌와 아픔에 대해서 그 어떤 작품보다도 솔직하고 상세하게 적혀져 있는 느낌입니다. 희곡 대본을 많이 읽어본 편은 아니지만 한달음에 읽히는 흡인력은 [안티고네]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현대극이 아닌 만큼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일 것이라고 믿었지만, [안티고네]를 펼쳐 본 순간 시대를 넘어서는 교감은 그러한 이질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오늘날 [그리스 로마 신화]나 그 무렵의 이야기들은 전혀 낯선 것이 아닙니다. 도서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타이탄] 등의 헐리우드 영화로도 그 이야기들이 많이 제작이 되고 있으니 대중들에게 [안티고네]도 낯선 기원전의 희곡이 아니라 오늘날 재해석 될 여지가 많은 하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안티고네]는 신화에서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고 할 수도 있을 오이디푸스의 큰 딸입니다. 그녀에게는 두 오빠가 있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죽이고 한 사람은 바른 장례식으로, 한 사람을 그른 장례식으로 처리가 될 운명에 처합니다. 하지만 동기간에 정이 있던 그녀는 법으로 내린 크레온의 엄명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일을 행하고 죽음을 선택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선택에 믿음이 있으며 그것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녀가 벌이는 갈등이나 주변 사람과의 이야기는 굉장히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과연 이 희곡이 기원전 이전의 것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그 어느 부분에도 예전의 것이라는 느낌이 나지 않기에 [안티고네]는 더욱 특이합니다. 게다가 비극이라는 설정에도 맞지 않게 웃음을 주는 포인트가 있다는 점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모든 순간 선택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라는 것이 그 사람에게 옳은 영향을 줄 때도 있고, 반대로 나쁜 결과를 낳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안티고네는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서 자신에게 악영향이 올 것을 알지만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비록 자신의 운명은 누군가에 의해서 정해진 것이지만 자신의 신념은 누군가에 의해서 정해질 수 없다는 것을 몸소 실천을 하려고 하는데요.

그녀의 강인한 의지를 보고 있노라면, 이 희곡 속에 등장을 하는 그녀는 과거의 여인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현대적이면서도 진취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흔히들 과거에 살고 있는 여인들의 경우 다소 보수적이며 남성에게 종속되어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녀에게서는 그러한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희곡에서는 신과 인간이 함께 하는 이야기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희곡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신을 숭배하고 신의 말을 따르던 시기입니다. 이 시기 속에서 인간들은 자신들이 가장 잘 났다고 생각을 하면서 자신이 옳다고 행동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신을 무서워하며 그들을 경배합니다. 그러한 모습을 통해서 인간의 아이러니와 나약함을 그려내는 것 역시 [안티고네]가 오늘날까지 읽혀야 할 이유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게다가 일부 희곡이나 다른 문학 장르에서 생기는 아쉬운 부분 중 하나인 조연들이 그저 주연의 소품으로 전락하는 것도 [안티고네]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다못해 파수병하나까지도 오롯이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으며 이 속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로 등장을 하고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의 캐릭터까지 살리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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