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사진관 살인 사건]
‘나’는 부인과 그리 다정한 사이를 유지를 하지 못 하고 있는 경찰관이다. ‘나’는 주일임에도 불구하고 살인사건이 발생을 했다는 무선 호출을 받고 현장으로 향한다. 살인이 일어난 곳은 사진관. 딱히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유일한 용의자는 살해자의 부인인 ‘지경희’ 뿐이다. ‘나’는 그녀를 조사하던 도중 그녀와 사진관을 자주 찾던 ‘정명식’이라는 사내 사이에 어떠한 관계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지경희’는 그가 자신을 좋아했었다고 주장을 하고, ‘나’ 역시도 그러한 것이 아닐까 ‘정명식’을 조사하지만 ‘정명식’은 모든 사실을 부정한다. 그리고 나 역시 딱히 증거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두 사람 모두를 놓아주지만, ‘정명식’의 이야기를 확인을 하던 도중 그가 말을 한 것 중에 틀린 것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이 소설은 굉장히 쓸쓸한 느낌을 주는 소설입니다. 한 사내가 죽임을 당했지만 그 어떤 사람도 죽은 사람을 불쌍하게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 사건의 용의자가 누구인지 확인을 하려고 하고, 용의자로 지목이 된 사람들은 그 사건과 관련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그저 무미건조하게 풀어 놓을 뿐입니다.
소설 속에 등장을 하는 ‘지경희’와 ‘정명식’이라는 존재는 마지막까지 읽게 되면 그저 단순한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 보입니다. 대놓고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을 즐긴 것인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양 쪽 모두 상대방을 그저 사진관에서 사진을 인화를 해주는 여자, 그리고 사진관에 사진을 자주 맡기는 사내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어느 정도 분명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지경희’는 딱히 삶에 꿈이 많은 것도 아니었지만, 지금의 결혼 생활에 나름의 만족을 느끼면서 무난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무난함이 결국 그녀를 지루하게 만들었고 그녀는 삶의 재미를 찾고자 노력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사람들이 맡긴 사진들을 확인을 하게 되는데요. 사람들이 누군가를 엿보는데 느껴지는 쾌락을 그녀는 느끼고 있습니다. 단순히 직업으로 사진을 확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 속에서 어떠한 의미를 찾고자 하며 사람과 사진을 매치해보고 자신도 거기에 투영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명식’이라는 인물은 겉으로는 잘난 체 하고 있지만 실상으로는 그 누구보다도 많은 거짓으로 둘러싸인 인물이면서도 겁쟁이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의 모습은 현대인들의 모습과도 굉장히 많이 닮아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일을 하면서 만일 그 일이 자신에게 부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믿게 되면 그 순간부터 자신이 했던 모든 일에 대해서 부정을 하면서 거짓을 말을 하게 됩니다. ‘정명식’은 그러한 모습에서 단 한 군데도 벗어나지 않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거짓을 말하는 인물로 변하게 됩니다.
이보다 더 현실적일 수 없을 두 인물과 관련이 된 이야기는 단순히 바람을 피웠느냐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지경희’가 한 말 중 “정선생님이 안 죽였다니 다행이죠.” 라는 구절과 ‘여자는 안도하면서 동시에 서운해하는 것 같았다.’라는 구절은 어딘가에 기대고 싶지만 결국 자신이 기댈 수 있는 자리가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확인을 하는 쓸쓸한 현대인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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