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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 [오이디푸스 그것은 인간]을 읽고

권정선재 2010. 9. 13. 15:52

 

김명화’ - [오이디푸스 그것은 인간]

 

 

개인적으로 [오이디푸스 그것은 인간]은 그리 재미가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 했습니다.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를 다루고 있는 이 이야기는 [오이디푸스]라는 [오이디푸스] 3부작 중 한 편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비슷한 패러디인 [안티 안티고네]와도 맥이 닿아 있는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이디푸스 그것은 인간]은 다소 딱딱하고 난해하다는 느낌이 조금 더 강합니다. 지나치게 원작에 많은 것을 의존을 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원본에 의존을 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현대적인 재해석과 원작을 훼손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동시에 흐르게 되면서 다소 난해하면서도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주는 듯합니다.

이 이야기는 왜 오이디푸스라는 인간이 테베에서 쫓겨났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그는 너무나도 선의의 임금이었지만 백성들은 신탁이라는 아둔한 것에 빠져서 그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 하고 쫓겨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대중은 무지하다라는 말이 살짝 떠오르기도 합니다.

제가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인 [꽃보다 남자]에서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대중이 왜 무서운지 알아? 그들은 한 번 화가 나면 그 무엇으로도 진정시킬 수가 없어.’라는 대사인데요. 이 희곡 속에서 대중들이 바로 그러한 느낌입니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이 가장 꽃이 피었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가뭄이라는 자연 재해 앞에서 그러한 민주적 의식 같은 것을 모두 버려버리고 맙니다. 일단 지금 당장 사는 것이 팍팍하니 그렇게 되는 것이죠.

이 책은 또 다른 의미로는 세대 간의 갈등을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나이가 많은 쪽은 원로들의 말을 들으며 신탁이라는 것을 따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젊은 쪽의 사람들은 그러한 것들은 모두 틀렸다고 믿으며 자신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자신들이 믿어 의심치 않던 오이디푸스를 믿어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기득권이라는 기성층의 승리로 이어지게 되면서 청년층은 무너지게 되고 그들이 믿고 지지하던 오이디푸스도 같이 무너지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청년층은 모두 해체가 되며 남은 한 시인조차도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오이디푸스를 세 번 부정하게 됩니다.

중간에 맥베드등이 나오는 부분이 유쾌하기도 합니다. 현대적인 희곡이라는 것을 더 없이 강조를 하는 부분인데요. 정통적인 연극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부분을 지나치게 가볍다고 생각을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살짝 웃음을 주려던 부분이니까 말이죠.

또한 스테이지와 실제 공간을 적절하게 조화한 것 같은 느낌도 굉장히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희곡이라고 하면 모든 일이 다 스테이지에서만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요. 이 희곡의 경우 채 관객석에 앉기 전부터 연극이 시작이 되는 느낌을 주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크게 몰입을 해주게 도와줍니다. 또한 연극을 마치고 다시 퇴장을 하면서도 연극 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현실에 배치, 그 느낌을 배가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반부가 지루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느낌입니다. 지나치게 산만한 느낌을 주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식의 왕을 몰아내는 술수는 오늘날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없기에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현대적인 고전의 재해석이라는 점에서 [오이디푸스 그것은 인간]은 색다른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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