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행복한 책방

[행복한 책방] 내 남자친구의 전 여자친구

권정선재 2013. 2. 22. 07:00

[행복한 책방] 내 남자친구의 전 여자친구

 

제목만으로도 막 궁금해지는 책이 아닌가요? 연인 사이에 가장 많은 갈등이기도 한 전 애인의 존재를 대놓고 소설의 제목으로 사용하다니 말입니다. 사실 전 애인 가지고 갈등을 하는 것은 연인의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를 만나기 전에 과거이니 말이죠. 도대체 무슨 사이인지도 궁금한데 만일 그들이 친하기까지 하다면? 더더욱 불안해지겠죠? 아무리 두 사람 사이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더라도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한 순간 뿅. 하고 사라질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헤어진 이후에도 그 사람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면 그리 미워하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꺠닫게 되는 사람도 많고 말이죠. 헤어진 연인들이 다시 만나는 경우도 더러 있으니 당연히 이런 경우가 벌어진다면 어느 정도 긴장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순간에도 긴장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남자친구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기에 그런 거겠죠.

 

 


내 남자친구의 전 여자친구

저자
니나 슈미트 지음
출판사
레드박스 | 2010-04-2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년째 프러포즈를 안 하는 남자친구의 옆 동네에 전 여자친구가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아무리 남자친구를 사랑하더라도 한 번 의심을 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모든 행동이 이상하게만 보일 겁니다. 이 소설의 웃음 포인트도 바로 그겁니다. 여자 친구의 눈으로 볼 적에는 무조건 이상해보일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죠. 게다가 모든 연인이 자연스레 헤어질 위기에 처한다는 2년 차 커플임에도 불구하고 전 여자 친구의 일이라면 물심양면으로 돕는 남자친구라면 더더욱 불안한 마음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게다가 자신의 일에는 조금 뒤로 미루는 것 같으면서도, 정작 전 여자 친구의 일이라면 발 벋고 나서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고 그리 마음이 편할 여자 친구는 세상에 그리 많지 않겠죠? 이 모든 일들이 유쾌한 시선으로 그려지는데 참 사랑스러우면서도 조금은 답답하기도 해요. 아니. 직접 물어보면 훨씬 더 빠르게 끝이 날 문제를 왜 혼자서 끙끙 앓다가 이렇게 크게 만드는 것인지? 물론 듣기 싫은 대답 때문이기도 하겠죠?

 

칙릿 소설의 느낌이면서도 영미권의 칙릿보다는 조금 더 사람 자체에 포인트를 준 느낌입니다. 그래서 솔직히 조금 빠지기 전에는 덜 달달하지만 확실히 빠지고 나면 매력이 느껴지네요. 보통 영미권 칙릿이 주는 느낌이 신데렐라 스토리의 달콤하기만 한 느낌이라면 독일의 소설인 [내 남자친구의 전 여자친구]의 경우에는 그렇게 달달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이와 얽히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또 다른 낭만이 느껴지지도 않고 말이죠. 하지만 그 나름대로 일상에서 주는 매력이 상당하더라고요. 실제로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 같은. 실제로 내 주위에서 벌어지는 것 같은 이야기가 바로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매력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느낌이 들다 보니 우리 누구나 느끼는 권태기에 대해서도 조금 더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 같고 말이죠. 그 순간에 느끼는 여자의 불안감을 보면서 남자랑 크게 차이가 없구나 싶으면서, 또 장기 연애를 하게 되면 여자 마음을 이런 식으로 이해해야 하는 거구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전반적으로 조금 평이한 느낌으로 감정에 대해서 묘사하면서 자잘한 유머를 넣는 방식인데 편하게 읽기에 좋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뭔가 달달한 느낌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그다지 좋은 로맨스 소설이 아닌 것 같아요. 특히나 자극 같은 것이 별로 없이 그냥 달달한 일상의 로맨스를 다시 찾고자 하는 여자의 이야기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만나는 남자친구와의 인연에 더 많은 힘을 싣고 싶으신 분이라면, 지금 만나는 이를 믿고 싶고 이 사랑이 이어질 수 있다고 믿으시는 분들에게는 자신의 이야기 같아서 더 공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빠르게 읽히지는 않지만 마지막까지 꾸준히 읽히고 뒤로 갈수록 속도가 붙기도 하고 말입니다. 시간이 날 적에 한 달음에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나눠서 읽다 보면 두 사람이 어떻게 진행이 될지 너무나도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거든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기억에 남는 구절

새벽이 다 되어 우리는 완전히 지쳐 침대에 누웠다. 섹스를 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꽉 껴안고 누웠다. 루카스는 고무 밴드로 된 잠옷까지 포기했다. 나는 말할 수 없는 포근함을 느꼈고 서로 한없는 친밀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