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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남쪽에서 보낸 일년

권정선재 2013. 2. 26. 07:00

[행복한 책방] 남쪽에서 보낸 일년

 

[남쪽에서 보낸 일년]은 청소년 소설이라고 조금 만만하게 봤다가는 쉬이 읽기 어려운 책입니다. 일단 이 소설 자체가 단순히 한 소년의 성장만을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한 소년이 점점 더 커다란 시야를 가지게 되는 것과 동시에 예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워낙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보니 그렇게 말랑말랑하게 이야기를 전달하지 않고 조금은 딱딱하게 이야기를 진행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개인적으로 청소년 소설에 기대를 하던 그런 편안한 성장 소설이 그다지 드러나지는 않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청소년 소설을 읽다 보면 느껴지는 마지막의 개운함 같은 것도 그다지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확실히 무거움? 같은 것이 느껴지면서 또 다른 뿌듯함 같은 것을 줍니다. 진짜 성장 같다고 해야 할까요?

 

 


남쪽에서 보낸 일년

저자
안토니오 콜리나스 지음
출판사
자음과모음 | 2010-10-0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예술과 삶의 의미를 찾아 방황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스페인 작가...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한 소년이 일 년 동안 시간을 보내면서 자기 나름대로 성숙해가고 또 생각이 바뀌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그러다 보니 조금 어두운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소년과 소녀의 성장담은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아무리 소년의 이야기가 명랑하다고 하더라도 그 시기의 남자 아이들이 자기만의 폼을 얼마나 재는지 다들 아실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폼을 재는 시기에 대해서 나온다면 아무래도 조금 묵직하고 어두운 분위기일 수밖에 없죠. 다만 조금 진지하고 젠체한 느낌이기는 하더라도 그리 나쁜 느낌은 아닙니다. 오히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지 않고 혼자서 뭔가를 많이 생각을 하는 느낌이라서 읽는 독자들도 더 많은 것을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그렇게 혼자 어른이 되어가는 와중에도 자기 나름대로 예술과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뭔가 메시지도 던지려고 합니다.

 

다만 무겁다고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감당 안 될 정도로 무거운 것이 아니라 시간의 변화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아무래도 그 시기의 일 년은 우리가 생각을 하는 것과는 다른 일 년이잖아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니 하루하루가 다르니 말이죠. 계절이 넘어감에 따라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그리고 비슷한 상황이 오더라도 전혀 다른 선택을 할 것 같은 주인공의 모습은 그리 낯설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도 나름대로 일을 겪으면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갈 테니까 말이죠. 아무튼 천천히 어른이 되어 갑니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시간을 겪게 되면서 말이죠. 물론 다른 이의 눈으로 볼 적에는 그 시절의 그 정도의 아픔도 겪지 않는 이가 무슨 청춘인지 묻고 싶기도 하고. 그렇게 아픈 것을 혼자서 다 감당할 필요가 없어! 라고 말을 해주고 싶기도 하지만 주인공은 모든 것을 오롯이 다 감내하면서 천천히 어른이 되어 갑니다. 그리고 소년에서 한 사람의 남자가 되어서 자리를 잡아 가죠.

 

조금 말랑말랑한 느낌의 청소년 소설이 읽고 싶으신 분이라면 [남쪽에서 보낸 일년]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으실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들만의 무언가가 아닌 소설이 읽고 싶으신 분이라면 만족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쪽에서 보낸 일년]은 상실에 대한 이야기고 비단 10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누구나 다 소중히 생각을 하던 것을 잃을 수 있고. 손에 쥐고 있던 것을 놓칠 수도 있으니 말이죠. 다만 그 시간 안에 어른이 겪는 아픔의 크기와 아이들이 겨는 아픔의 크기가 다르다는 것 정도의 차이가 있을 테지만 말이죠. 거기에다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예술이라는 것이 덧대어져 있다면 이야기의 무게는 또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조건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나름의 무게를 지니면서 어른들에게도 물음을 던지는 이야기. 당신의 일년은 다른 이들의 일년과 같은 시간을 지닌다고 할 수 있을까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기억에 남는 구절

생명이 존재하는 한, 예술에 충실하라. 아니면 우리가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입을 다무는 것일까, 영원히 입을 다무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