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날아봐, 슈퍼맨 날아봐!
어린 시절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같이 놀거나 하더라도 정말 친구? 라는 단어와 어울리게 생각을 하게 된다면 살짝 다르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어린 아이의 눈으로도 모두가 다 똑같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이 친구는 이래서 좋고. 저 친구는 저래서 싫다. 이러한 기준이 명확하기에 어른들이 우리가 모두 친구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은근히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아니 얘는 내 친구가 아니라고요! 아이들의 눈으로 본 친구 맺기 이야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우리들은 모두 아이였지만 아이였을 당시에 친구 맺기를 어떠한 방식으로 했는지는 잘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자신들 나름대로 기준이 있고. 그 기준에 맞춰서 친구를 사귀었다는 것. 그리고 그 어린 나이에도 자기 나름대로 뭔가 기준을 세워서 생각을 한다는 점 등은 모두 공감을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날아봐 슈퍼맨 날아봐
주인공 아이는 여느 성장 소설처럼 하나를 잃은 아이인데 바로 아버지를 잃은 아이입니다. 사실 성장 소설에서 누군가를 잃는 것은 그렇게 특별한 케이스가 아닙니다. 보통 가족을 잃는데 가장 소중하게 생각을 했던 이. 자신을 가장 잘 지켜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던 이가 곁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아이는 조금 더 어른이 된다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에 기초를 하기 때문이죠. 일본 영화 중에 한 편에서도 아버지가 죽어야지만 진짜 어른이 된다. 이러한 대사가 있는데 자신이 믿고 어른이라고 생각을 했던 이가 곁에 없어져야지만 진짜로 자신의 몫의 책임을 질 수 있기에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날아봐, 슈퍼맨, 날아봐] 역시 그러한 이야기입니다. 가장 소중한 아버지를 잃은 아이. 그리고 혼자서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아이죠.
때로 어른들이 저지르는 실수 중에 하나가 아이가 모를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아이가 그 아픔을 있는 그대로 알지 못할 거라는 거죠. 그런데 어른들이 생각을 하는 것과 다르게 아이들은 그 아픔을 있는 그대로 또렷하게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잊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던 일들도 또렷히 기억을 하는 경우가 많죠. 물론 그것이 어른의 시각하고 무조건 같을 거라고 생각을 할 수도 없고 실제로도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만의 시각으로 그 모든 것을 생생히 기억을 하고 있고. 아이들만의 생각으로 그것을 나름대로 판단을 하죠. 이 소설의 주인공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아빠와 함께 당한 사고에 대해서 기억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을 하지만 아이는 모든 것을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을 해서 겁을 내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 알게 된 순간 둘은 진짜로 더욱 더 단단히 결속이 된 가족이 됩니다. 그리고 아이도 함께 성장을 하게 되죠.
내게 있는 상처를 또렷하게 바라보게 되는 순간 다른 이의 상처도 함께 이해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쉽게 비난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사람과 내가 다르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일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바라보면 우리도 그들과 전혀 다르지 않죠.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상처도 너무나도 클 수도 있고 너무나도 기이하게 보일 수도 있는 거죠.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 상처의 무게를 또렷하게 바라보게 되는 순간 진짜로 친구가 되게 되고 곁에 있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 상처를 봐야 하기에 그것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내 상처를 다른 이에게 보여주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일이고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니까요. 그리고 내 상처를 보여주는 것은 또 내가 약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죠.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오롯이 이루어진다면 상대도 나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서로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소설처럼 말이죠.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기억에 남는 구절
“그래, 너희 아빠는 완벽해서 좋겠네. 최근에는 무슨 약속을 했는데?”
“안 하셨어.”
제레미가 대답했다. 그리고 예전에는 할 수 없었던 말을 덧붙였다.
“우리 아빠는 돌아가셨어.”
주위에 침묵이 깔렸다. 심지어 투판조차도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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