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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고마워 하지 않을래

권정선재 2013. 3. 29. 07:00

[행복한 책방] 고마워 하지 않을래

 

장애를 겪는다는 것. 그것을 겪어보지 않은 이라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정말 제가 생각도 하지 못한 그런 일인 모양입니다. 그저 도움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장애인. 하지만 고마워만 하는 일이 지겨워진 주인공이 이 소설의 주인공입니다.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데 어려움을 겪는 주인공은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마다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야만 하죠. 하지만 주인공은 지나치게 많은 고마움이라는 말을 표현하는 데에 어느 순간 물음을 던집니다. 그리고 더 이상 고마워 라는 말을 하는데 쉽지 않기로 결심을 합니다. 하루에 할 수 있는 회수를 정하고 그 이상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죠. 그리고 누군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자 합니다. 더 이상 누군가에게 고맙다는 말만 하는 그런 답답한 존재로 머물고자 싶어하지 않는 겁니다.

 

 


고마워하지 않을래

저자
클로딘 르 구이크프리토 지음
출판사
자음과모음 | 2011-06-0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더 이상 고마워하지 않으려는 장애인 소년의 작은 반란!장애인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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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생각도 하지 못한 발상이었고 읽고 나니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고맙다고 말을 하는 마음이 그리 편하지만은 않을 테니 말입니다. 이걸 그저 투정이라고만 생각을 하기에는 조금 그런 것이, 사실 그들이라고 해서 모든 순간 그것을 말을 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지나치게 자신의 자존감 같은 것을 다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특히나 이제 막 자라나는 아이들이라면 더더욱 그 순간이 답답하게 느껴질 것만 같아요. 주인공은 그래서 뭔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자 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기 위해서 노력을 하죠. 여기에서 고맙다는 말은 그저 워딩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존재감을 확인해주는 말일 겁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가 필요하다. 뭐 그런 의미로 해석을 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결국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말인 거겠죠?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주인공은 조금 더 성장을 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무조건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스스로 조금 더 움직여야 된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스스로 더 많은 일을 하면서 본인도 뿌듯해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스스로 일을 하면서 다른 이들로부터 고맙다는 말도 듣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의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조금씩 배우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더 이상 그저 어린 아이로만 머물면서 징징거리기만 하는 것이 아닌 한 층 더 성장한 모습이 되어가는 거죠. 그리고 자신의 시간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도움도 받고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더 이상 고맙다는 말이 그리 큰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죠.

 

비단 장애인 소년의 이야기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사실 청소년들의 경우 자신에 대해서 찾기가 매우 어려운 것 같아요. 저만 해도 그랬거든요. 제가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되게 많은데 그것들을 전부다 할 수도 없고. 제가 무슨 일을 하거나 무슨 말을 하려고 하면 다들 네가 아직 어려서 모르는 거야! 그런 말을 하기도 하고 말이죠. 또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말로 잘 하고 있는 건지에 대해서도 너무나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그냥 밀고 나가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는 것 같아요. 이미 그 일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리고 자꾸만 무언가에 대해서 노력을 하다 보면 자신의 가치에 대해서 찾을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꼭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자기를 못 찾는 것은 아닐 겁니다. 성적표 안에서만 자기를 찾는 경우에도 스스로를 찾기 어렵겠죠. 조금 더 자신을 찾기 바라는 모든 이들을 위한 소설 [고마워 하지 않을래]였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기억에 남는 구절

어쨌든 이제는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것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내쪽에서도 고맙다는 말을 넘치도록 많이 듣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수첩에 기록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그 수첩이 필요없게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