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회 서울 LGBT 영화제에 다녀왔어요~
지난 6월 6일 현충일
서울 아트 시네마에서 특별한 영화제가!
바로 성소수자 영화제인데요.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느새! 13회나 맞은 줄은 몰랐네요.
그런데 가는 길부터 무지 험난해요.
일단 종로 3가 전철 역 자체가 지옥!
거기다가 낙원상가 밖에서는 안 보여요.
하지만 도착하니 그 좁은 홀부터 북적북적
그래도 기분 나쁜 북적임은 아니었어요.
LGBT의 뜻은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입니다.
그 동안 총 네 번의 영화제에 가봤었어요. 부천 국제 영화제에 두 번, 부산 국제 영화제에 한 번, 그리고 베니스 영화제 한 번. 그런데 이번 LGBT 영화제처럼 사람들이 기대에 가득한 것 같은 분위기의 영화제는 처음이었어요. 사람들이 모두 서로 아는 체를 하면서 약간 시끌시끌한 분위기. 그런데 이게 뭔가 되게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는 시끄러움이 아니라 기분 좋은 긴장감 같은 거예요. 저도 평소에 퀴어 영화를 꽤나 즐겨보는 팬으로 이런 곳에 초대를 받은 것 자체가 꽤나 행복한 일이었고요.
성소수자 영화제의 시작은 [어느 멋진날]이라는 세계 성소수자 반대의 날에 만들어진 영상을 보여주었는데요. 많은 이들의 하나된 목소리는 뭔가 묘한 느낌이 들게 하더라고요. 아이다호 데이 기념 영상이라는 건데, 지난해에서도 이런 영상을 통해서 개막을 알렸다고 하시네요. 아이다호는 더 이상 동성애자는 정신지체가 아니다. 라고 선언한 날로 더 이상의 차별과 혐오게 없어야 한다고 말하며, 전 세계 5월 17일이라고 하면 이 날을 아이다호라고 하면서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다고 합니다.
사회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에서 매력적인 레즈비언 역할을 소화한 ‘정애연’과 [종로의 기적]을 통해서 커밍아웃한 이들의 목소리를 담담히 담아주셨던 ‘이혁상’감독님이 맡아주셨어요.
이혁상 : 지난번에 이어서 또 뵙네요.
정애연 : 나날이 더 멋져지시는 것 같아요.
이혁상 : 그나저나 저희가 다시 또 같이 하다니, 저희도 [서울 독립 영화제]에서 오래 진행하시는 ‘권해효’님처럼 되는 것 어떨까요? (웃음)
이번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은 김조광수 님이었어요. [나는 딴따라다]로 참 익숙한 분인데, 저는 [소년 소년을 만나다] [친구사이?]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도 모두 봤거든요. 그래서 뭔가 저는 되게 익숙했어요.
김조광수 : 부산국제영화제가 10일을 하는데 저희는 하루 더 많은 11일 걸게 되었습니다. 2주간 주말을 껴서 저희가 관객들을 기다릴 예정이고요. 올해는 서울 아트시네마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고 건국대에 있는 KU아트시네마에서 밤샘 상영을 두 번 하는데요. 내일과 다음 금요일에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런 영화제를 점차적으로 규모도 키워나가고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LGBT 영화제가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도록 물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정애연 : 새로 영화 찍고 계시다면서요?
이상혁 : 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데 그분들이 저를 다르게 보시는 것 같아서 (웃음) 그럼 이어서 정말 중요한 트레일러 볼까요?
정애연 : 한 장 그냥 넘어가신 거 아녜요?
이상혁 : 아, 정애연 씨도 이번에 영화 개봉하신다고. 그냥 넘어갔네요.
정애연 : 발레리나 역을 맡아 2년 전에 찍은 [홀리]라는 영화가 개봉합니다. 작은 영화지만 여러분들께서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상혁 : (웃음) 그럼 이제 세 번째로 중요한 트레일러 보실까요?
이번 영화제 트레일러는 지난해 트레일러와 마찬가지로 ‘소중문’ 감독님이라는 분이 만들어주셨다는데요. 태초에 아담과 아담이 있었다는 뭔가 재미있는 느낌의 영화 트레일러였어요. 약간의 상징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리 낯설기만 한 느낌도 아니었고요.
정애연 : 태초에 아담과 아담이 있었다는 건가요?
이상혁 : 그런 것 같죠? 둘 다 다리에 털이 수북하니. 뭐 이런 여자 분들도. (웃음) 다음은 공연인데요. 싸이 씨랑 이름이 비슷한 사이 님입니다.
정애연 : 그런데 이 분 정말로 유명한가요? (웃음)
첫 곡은 [당근 밭에서 노을을 보았다]였습니다. 박수까지 치지 말라고 하는 쿨한 시작! 이어 들려주신 곡은 경남 산청에서 석유문명이 곧 끝날 것 같아서 나라도 살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냉장고 세탁기도 없이 사시다가, 깨달음을 얻을 것 같아서 도망쳐 나와 평범한 시골에서 사는 지금과 어울리지 않지만 그 시절에서 만든 [아방가로드 개론 제 1장]이었습니다. 두 곡 모두 정말 유쾌하고 매혹적이더라고요.
정애연 : 그런데 ‘사이’ 님 정말 유명하신 분이었는데 제가 다른 다큐에서 본 적이 있는데 그 모습 그대로 오셨네요. 저는 되게 용기있어서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재치있는 가사가 귀에 남네요.
이상혁 : 장르가 뭔지 자꾸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유기농 펑크 포크라고 하셨는데 노래 들으니 왜 그런 건지 알겠네요.
정애연 : 부국보다 하루 긴 베짱 두둑한 LGBT 상영작에 대해 들어볼게요.
이상혁: 영화제에 두 명의 프로그래머가 있는데 두 분 중 좀 예쁘다고 이야기하시는 김승환 프로그래머의 말씀을 들어볼게요.
김승환 : 올해는 영화제 기간이 길어지고 프로그램이 다채로워졌어요. 올해는 장국영 특별전이 있는데, 당대 홍콩영화 대표하는 이이면서 성소수자라서 저희 영화제에서 추모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하나 더 기억할만한 것은 퀴어영화 제작지원이라고 기획 개발부터 지원하는 것이 생겼어요. 6월 15일 오후에 관객 분들이 심사위원이고 입장료 무료니 많이 와주세요. 차별금지법을 포함해서 보수기독 세력의 위협이 거세져서 기조는 발랄한 저항으로 정했어요. 그것은 핫 핑크 섹션으로 정했습니다. 제가 결코 배우들 위모로 개막작을 뽑은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이상혁 : 여기에 프로그래머로 올라오기 위해서 드레스를 입은 것이 아니라 그냥 드렉 하려고 입은 것 같아요. (웃음)
정애연 : 부산국제영화제보다 하루 더 긴 이번 LGBT 영화제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멋지게 드레스를 차려입은 김승환 님을 보는 순간 놀랐어요. 로비에서 사진을 찍는 것만 보고 홍콩 여배우인가? 라는 생각을 하는 외모였거든요. 그런데 김조광수 감독님의 애인이신 분이었다니! 끝까지 에스코트하는 모습도 너무 잘 어울리더라고요. 두 분 정말 환상의 커플의 느낌? 이어서 상영된 개막작 [아웃 인 더 다크]도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어요. 퀴어 영화 특유의 우울함은 그대로이지만 그래서 더 좋은 느낌이었어요.
약간 장난도 치는 분위기에 즐거움이 묻어났어요. 이상혁 감독도 김조광수 감독에게 장난도 하고, 자신들의 용어도 자유롭게 사용을 하는 분위기. 게다가 모두가 처음부터 영화를 보러 와야지! 보다는 이 자리를 즐겨야지~ 라는 느낌이라서 같이 있는 저도 참 재미있는 시간이었네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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