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10

권정선재 2013. 7. 12. 07:00

[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10

내가 그랬다고?”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 거야?”

현우는 미간을 모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도 수현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기억을 더듬다가 현우는 손뼉을 쳤다.

설마?”

? 아는 녀석이 있어?”

.”

현우가 놀라서 두준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게 저 녀석이야?”

?”

아니, 너무 달라서.”

누군데?”

어릴 적에 옆집에 꼬맹이 하나가 살았어. 늘 그 집 부모님은 싸워서 어린 녀석이 늘 밖에 나와 있었거든.”

 

오늘도 밖에 있네.”

비쩍 말라서 머리도 제멋대로인 녀석이 잔뜩 경계가 가득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현우는 눈웃음을 지었다.

형아 나쁜 사람 아니야.”

그런데 우리 꼬마는 이름이 뭘까? 형아는 여기 이름표 보이지? 이름이 이현우야. 이현우. 네 이름은 뭐니?”

꼬마는 여전히 경계가 가득한 눈으로 현우를 응시했다. 현우는 한숨을 내쉬더니 가방을 뒤적여서 초콜릿을 꺼냈다.

이거 오늘 발렌타인 데이라서 학교에서 애들이 나에게 준 거거든. 그런데 내가 별로 단 거 안 좋아해서. 너는 단 거 좋아하니?”

.”

좋아해?”

.”

다행이다.”

현우는 해맑게 웃더니 꼬마의 옆에 앉아서 초콜릿을 건넸다. 꼬마는 잠시 경계를 하더니 이내 초콜릿을 허겁지겁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초콜릿을 좋아한다기 보다는 배가 아주 많이 고픈 모양이었다.

천천히 먹어도 괜찮아.”

그리고 현우의 손이 자신의 머리에 닿자 바로 겁에 질린 강아지처럼 몸을 움츠렀다. 현우는 순간 당황했다.

괜찮아?”

.”

순간 꼬마의 집에서 소리가 났다. 그를 찾는 모양이었다. 꼬마는 놀라서 후다닥 집으로 들어갔다. 초콜릿 몇 개를 주워서 주머니에 넣고 현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남의 집의 일이라 끼어들기는 어려웠지만 분명히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

 

오늘도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꼬마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현우를 바라봤다.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늘 꼬마는 이 시간에 밖에 나와 있었다. 오늘은 미리 챙겨놓은 딸기 우유랑 캐릭터 빵을 꼬마에게 건넸다. 꼬마는 다시 허겁지겁 먹었다.

그렇게 빠르게 먹지 않아도 된다니까? 그 누구도 네가 먹는 것을 빼앗아 가지 않을 테니까. 다 네 거야.”

김수현.”

?”

내 이름.”

꼬마는 퉁명스럽게 말을 하고 다시 빵을 먹기 시작했다. 현우는 미소를 지으면서 수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 제 더 이상 수현은 경계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다 먹고 난 후에야 현우를 빤히 바라보더니 그의 곁에 공을 봤다.

축구 해?”

? 너 축구 좋아해?”

.”

그럼 형아랑 공 찰까?”

?”

너무 늦으면 안 되나?”

아니.”

수현은 고개를 숙이며 작게 대답했다. 현우는 씩 웃으면서 수현과 공을 차기 시작했다. 수현의 얼굴은 그가 보던 그 어느 날보다 밝았다.

 

저 집 이사 간다네.”

길을 걷던 현우가 걸음을 우뚝 섰다.

저 집 엄마가 애 아빠를 죽였대.”

어머, 어쩐 일이야?”

, 남자가 막 패다가 그랬다니까 별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큰일이네.”

아직 애가 어리던데.”

그러니까.”

현우는 심호흡을 하고 학교로 향했다. 그리고 학교가 끝이 나기 무섭게 늘 수현이 있던 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수현의 집으로 향했지만 역시나 조용했다.

김수현.”

수현에게 친구가 되어주고 싶었다. 현우는 한숨을 토해내며 그 집 앞에 앉았다. 자신과 결혼을 하고 싶다는 맹랑한 소리를 해대는 꼬마 녀석이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늘 집을 망치는 아버지가 없다는 것이 다행일까?

잘 크는 거겠지.”

현우는 씩 웃으면서 가방에 들어있던 축구공과 축구복을 문앞에 놓았다. 수현이 볼 수 있을 리는 없지만 그래도 그를 위해서 준비한 거니까. 현우는 다시 한 번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