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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까밀 리와인드, 나도 닮고 싶다.

권정선재 2013. 7. 24. 07:00

[맛있는 영화] 까밀 리와인드, 나도 닮고 싶다.

 

Good 엄마랑 같이 영화 보고 싶은 사람.

Bad 무언가 밝은 느낌을 바라는 사람.

평점 - ★★★★☆

 

[까밀 리와인드]가 개봉을 한다는 소식을 예고로 보고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타임 슬립 영화들이 그 동안 많은 편이기는 했지만 아역 배우를 따로 설정하지 않고 배우가 직접 과거로 가는 타임 슬립은 본 적이 없기에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리고 이 영화 행복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도 않아요. 오히려 어른의 감성을 가지고 과거로 갔기에 더욱 무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실 보면서도, 그리고 보고 나서도 꽤나 마음을 울리는 무거운 영화입니다. 마냥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만 하고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않아서 솔직히 부담스러웠습니다. 과거로 돌아간다는 것은 무언가 바꾸고 싶은 것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특히나 사랑하는 이의 부재 같은 것은 꼭 바꾸고 싶죠. 물론 이 일이 쉽지는 않을 겁니다. 꽤나 복잡한 것이기는 하지만 결국 시간 여행에 있어서는 패러독스가 발생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내가 시간을 돌리게 되면 결국 과거로 오게 된 나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니 이 모든 시간이 일그러지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내가 행하려는 모든 일들에게 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죠. , 이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나비효과]라는 영화에서 이미 다루기도 했고요. [까밀 리와인드]는 시간으로 인해서 사실 뭔가를 바꾸기 보다는 다시 한 번 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까밀 리와인드 (2013)

Camille Rewinds 
9.4
감독
노에미 르보스키
출연
노에미 르보스키, 사미르 궤스미, 욜랭드 모로, 미셸 빌라모즈, 드니 포달리데스
정보
코미디 | 프랑스 | 115 분 | 2013-07-18
글쓴이 평점  


알코올 중독자에 그다지 괜찮은 직업도 아니고 남편에게 이혼 통보까지 받은 까밀에게 과거는 다시 한 번 밝았던 그녀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입니다. 사실 모든 이들의 청춘은 아름다울 것입니다. 다만 그 아름다운 것이 얼마나 오래 갈 수 있는지는 약간의 차이가 있겠죠. 그리고 그 시절이 아름답다고 하더라도 결국 사회라는 곳에 어울리게 되면 자신을 모두 잃을 수밖에 없을 테고 말이죠. 그것이 화가 나기는 하지만 이미 그 모든 일을 한 번씩 겪어 봤기에 어느 정도는 그 모든 것을 견딜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아무리 그것들을 부정하고 싶더라도 이미 내가 미래에서 겪어 본 과거의 일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까밀 리와인드]가 아름다운 이유는 다시 한 번 나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겁니다. 이건 무언가를 바꾸어서 미래를 바꾸는 것이 아니에요.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 가짐을 바꾸게 되는 거죠. 그저 가능성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기에 행복했던 그 순간. 다른 모든 것들을 버리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수 있었던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거라고 해야 할까요? 다소 모호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말이죠. 그래서 더 아름다운 느낌입니다. 바꿀 수 없는 과거. 하지만 나는 이미 거기에서 달라져 있죠.

 

과거로 갑자기 가게 된 까밀역은 노에미 리보스끼라는 배우가 맡았는데 그녀는 같은 영화의 감독이기도 합니다. 조금 투박한 느낌이 들기도 하면서 강인하기도 하고 여리기도 한 까밀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아서 더욱 특별한 여인입니다. 마치 [써니]의 여주인공을 떠올리기도 하는 그녀는 아름다웠던 소녀입니다. 하지만 엄마의 죽음 이후에 그녀는 모든 것을 잃고 무너져 내리게 됩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거죠. 그녀는 급격하게 무너지게 되고 그 아픔에 결국 자신마저 잃게 됩니다. 그것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녀는 그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 문제 안에 갇혀 있는 거죠. 과거로 돌아온 그녀가 행복한 이유는 죽은 줄만 알았던 엄마를 다시 만난 것도 있겠지만 다시 한 번 자신이 그 시간을 살 수 있기에 그런 걸 겁니다. 초반에는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결국 그 시간에 완벽하게 적응을 하게 되니 말이죠.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그 시절. 그 시절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시절이기에 더욱 아련합니다. 바꿀 수 없는 과거라고는 하지만 그 과거에 다시 묻히게 되면 미래에 가지게 될 복잡한 것들을 당장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죠. 그저 지금 이 순간만 충실하면 되는 겁니다. 조금 더 본능에 충실할 수 있다고나 할까요? 그 순수의 시대로 돌아가게 된다면 누구나 다 행복할 겁니다. 그리고 자신의 미래를 부정하고 싶겠죠. 하지만 까밀은 미래를 고스란히 받아들입니다. 바꿀 수 없는 미래라는 것. 그것이 우리가 받아들일 것이죠.

 

명랑하기만 한 영화일 줄 알았다가 그러지 않아서 당황했지만 그래서 더 좋은 영화입니다.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거든요. 우리는 누구나 과거로 가고 싶어합니다. 그저 과거를 바꾸기 위해서죠. 지금 내가 견뎌야 하는 일들이 너무나도 버거우니까. 그리고 아프니까 이 모든 것을 지우고 밀어내고만 싶습니다. 나로 인해서 바뀔 수 있는 미래라면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죠. 정작 그다지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말입니다. 우리는 과거를 통해서 오늘이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그러한 것이 아닙니다. 결국 일어날 일은 모두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을 그저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어떨까? 라는 시선이죠. 아무리 그것이 나를 지금 아프게 하더라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고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좋은 사람하고 보면 더 좋을 영화 [까밀 리와인드]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친구들과 춤을 추는 오늘의 까밀

친구들과 춤을 추는 과거의 까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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