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제목만을 보고 뭔가 달달하고 귀여운 소설일 줄 알았는데 사실 그런 것이라기 보다는 꽤나 묵직하고 진지한 느낌의 청소년 소설입니다. 삶과 죽음. 그 자체에 대한 진지한 느낌의 이야기거든요.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이야기를 하는 이 책. 그래서 너무나도 무겁고 그래서 오히려 좋은 책입니다. 사실 우리들은 인간을 제외한 생명에 대해서 지나치게 가볍게 생각을 하곤 하니까요. 사람이 아니라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을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안에는 너무나도 소중한 모든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분명히 인간이 주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우리가 주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구에는 사람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죠. 사람, 그리고 동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을 바라는 작가의 외침 같습니다.
아무래도 삶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만큼 청소년 보다는 어른, 혹은 고등학생 정도가 읽는다면 더 많은 것들을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나 모든 에피소드들이 가지고 있는 무게가 꽤나 묵직하게 다가오거든요. 삶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사람들로 하여금 무언가를 깨닫게 하는 이야기들입니다. 게다가 삶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을 억지로 아름답게 그린다거나 그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아픔과 무게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읽으면서 꽤나 버겁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굳이 이렇게 사실적으로 그릴 필요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의 이야기들도 있으니까요. 특히나 구제역 이후 동물들을 산채로 묻었던 그 끔찍한 상황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은 지나치게 잔인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마지막 장까지 읽게 되는 이유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그린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이중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가장 지적인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 사실은 가장 지적이지 못하고 미련하다는 것. 그리고 잔혹하다는 것에 대해서 솔직하게 던지는 이 책을 보면 참 묘한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이니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미안하기도 하고 말이죠. 닭에 대한 이야기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고, 다람쥐에 대한 부분도 묘합니다. 누군가의 눈에는 그저 짐승으로만 보이는 것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그들을 지켜주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어떠한 숭고함 같은 것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자신들만의 세상을 바라보는 눈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니 말이죠.
다소 몽환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면서도 현실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에피소드 같은 경우에는 그 결말에서 충격적이기도 했어요. 굳이 이 정도로 충격적이어야 했을까? 싶기도 하지만 또 그래서 더 기억에 남기도 하고요. 게다가 이 소설집에 담긴 사람들은 모두 작은 사람들입니다. 사회적으로 약자이고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편을 들어달라고 이야기를 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죠. 아마도 그래서 동물들에게 마음을 주고 정을 주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물들도 말을 하지 못하기에 박해를 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약한 사람들이 약한 존재를 보듬는 이야기. 그래서 더 안쓰럽기도 하지만 더 공감이 가면서 그들의 행동에 대해서 박수를 보내고 싶은 느낌입니다. 읽는 것만으로도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감사하고 그들에 대해서 애정을 품게 만드는 이야기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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