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노동자의 변호사들
어릴 적 노조는 나쁜 거라 배웠습니다. 크면서도 노조는 나쁜 거라고 배웠습니다. 커서도 노조는 나쁜 거라 배웠습니다. 어릴 적 노조는 나쁜 거라 생각을 했습니다. 크면서는 노조가 나쁜 것일까? 생각하며 외웠습니다. 커서는 노조가 나쁜 것이 아니라 믿었습니다. 노동자. 단어 자체만으로도 천박하고 약하기만 한 사람들. 하지만 결국 우리들. 우리는 우리를 외면합니다. 노동자의 변호사들은 꽤 먹먹합니다. 조선일보를 보고 자라며 지금도 집에서는 조선일보를 보는 저는 한겨례 21과 시사인, 그리고 씨네 21을 정기구독하고 가끔은 주간 경향을 읽는 아이로 자랐습니다. 그리고 어릴 적 자신에게 일을 주는 사람들을 배신하는 노동자를 악하게만 생각을 하다가 이제는 그들도 그 이유가 있어서 파업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의 권리가 사라졌기 때문이죠.
[노동자의 변호사들]은 단순히 노조의 변호사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사건들에 대해서 기록합니다. 그리고 저만 하더라도 자세히 몰랐던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요. 특히나 저 같은 경우는 재능 교육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다섯 살 시절부터 19살까지. 중간에 쉰 기간이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재능 교육을 해왔거든요. 다행히 그 동안에는 그 분들이 노조라는 것으로 인정을 받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때 제 스승이던 이들이 그런 아픔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괴롭습니다. 어릴 적 한때 제 꿈이 학습지 교사이기도 했으니까요. 아이들의 집에 가서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아이들이 바른 생각을 하게 해줄 수 있는. 돈을 받는 직업이지만 외동이던 저에게 그들은 이모이고 삼촌이고, 좋은 누나이기도 한 그런 사람들이거든요.
사람들은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이라면 그러한 일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시끄럽게 떠들어도 왜 그러는 건데? 라고 반문하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누가 아무리 아프다고 해도 그건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어요. 내가 그러한 일을 겪지 않고 있으니까. 나는 그렇지 않으니까 괜찮은 거야. 이러고 넘어갔죠. 사실은 전혀 그러한 것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언젠가는 분명히 나도 그러한 일을 겪을 수 있었던 것인데도 그런 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그저 지금 내가 그러한 일을 겪지 않고 있으니까 전부라고 생각을 했어요. 내가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이 거꾸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는 것도 몰랐고요. 그러나 지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나도 언젠가 그들과 같은 입장의 사람이 될 수도 있구나.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내가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은 내가 지금 힘을 준 사람이구나. 하고 말입니다. 전혀 다른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그들은 나고, 내가 그들이었죠.
사실 [노동자의 변호사들]은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그저 사건을 나열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이 책이 더 소중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이 책은 이미 끝이 난 일들을 다루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아픈 일이지만 아직도 진행이 되고 있는 일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저 이런 일이 있는 거구나. 하고 넘어가는 것이 전부일까요? 아니면 언젠가 나도 이러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그들을 도와야 하는 것일까요? 지금도 수많은 곳에서 아픈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정확히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죠. 평소에 그러한 일들에 대해서 관심은 있었지만 정확히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왜 그러한 일들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 궁금하신 분들이람녀 이 책이 좋은 해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기억에 남는 구절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는 개인의 능력이나 준비 정도와는 거의 무관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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