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결혼해도 똑같네 PLUS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만화라면 그걸로도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팬에서 동료로, 그리고 연인으로 부부로. 캐러멜과 네온비 부부의 삶은 그래서 달콤하고 귀엽기만 합니다. 서로를 단순히 이성으로만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라 진심으로 같은 직업을 가진 동료로 존경을 하면서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부부는 많지만 진심으로 서로를 존중하면서 사는 부부는 그리 많지 않잖아요. 사실 부부라는 것이 단순히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 같이 살기에는 어려운 것이 많을 겁니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존경한다. 이런 마음을 먹을 때만이 진실로 함께 할 수 있는 거겠죠. 서로에 대한 믿음도 더 커지는 것이고요. 이 부부가 바로 그러한 부부의 모델이 아닐까 싶습니다. 진심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부부 사이니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무겁게 설명을 하더라도 이 만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본질은 웃기다는 점입니다. 비슷한 컨셉의 [어쿠스틱 라이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쪽이 압도적으로 더 즐겁거든요. 소소한 일상보다는 웃기려고 노력하는 부부 같아요. 분명히 일부러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웃긴 상황이 늘 일어난다고 해야 할까요? 일단 그림체 자체가 동글동글 따뜻한 편에 비해서 조금 더 캐릭터 그 자체를 드러내는 쪽이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아무리 사실에 가깝게 그렸다고 하지만 남편의 얼굴을 각지게 그리는 아내가 어디에 있어요. 그런데 이게 그를 미워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애정이 가득해서 나온 그림이니 뭐라고 이야기를 할 것은 없겠죠? 하나의 에피소드를 넘길 적마다 얼굴에 미소가 막 생깁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웃음을 참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에피소드까지 있는 걸 보면 이 만화 정말 대단합니다.
아무래도 인터넷에 연재가 된 부분이 적다 보니 단행본 자체는 조금 얇은 느낌이지만 대신 단행본만의 재미가 쏠쏠해졌습니다. 축전과 스페셜 만화도 이 만화를 살리는 것이지만 팬으로 가장 좋은 것은 3권만 샀는데도 케이스를 준다는 점이었어요. 보통 단행본을 사면서 불만인 것이 미리 사면 손해라는 겁니다. 자연스럽게 전 권이 나오게 되면 다시 박스 세트가 나온다거나 더 예쁜 세트가 나오거든요. 그리고 가격도 더 저렴해지고요. 아무리 팬이라고 하더라도 먼저 산 것이 손해라면 아무래도 마냥 기쁜 마음만을 가지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네온비’ 작가가 애초에 만화 마니아다 보니 그런 속마음을 속속들이 알지 않나 싶습니다. 다소 얇은 단행본이 되어 버리기는 했지만 속속들이 차있는 특별한 단행본만의 부록과 스페셜한 선물로 인해서 미리 산 독자들도 전혀 서운한 마음이 들지 않게 하다니. 이 작가 정말 상냥해요.
다만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부부의 이야기니 만큼 [어쿠스틱 라이프]에 비해서 공감이라는 부분을 따지면 조금 부족하지 않나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대신 서로에 대한 마음 같은 것은 훨씬 더 큰 것 같아요. 오직 두 사람의 이야기가 진행이 되니까요. 그래서 더 서로에 대한 마음이 커다랗게 다가오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공감 같은 것에 있어서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알콩달콩 신혼 부부의 느낌이라기 보다는 정말 연인 그 이상의 느낌 같아요. 그냥 연애를 계속하고 있는 사이 같다고나 할까요? 물론 그래서 더 부럽기도 하죠. 결혼이라는 것을 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달라지지 않고 그저 두 사람이 서로 같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더 오랜 시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니 말이죠. 마지막이라서 더 아쉬운 [결혼해도 똑같네 PLUS]로 여름 무더위 날려보시는 것은 어떤가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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