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
제목도 꽤 긴 이 청소년 소설은 한 소년이 동아리를 그만 두면서 벌어지는 일종의 헤프닝과도 같은 느낌입니다. ‘기리시마’가 동아리를 그만 두면서 다른 친구들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입니다. 이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일 겁니다. 학교라는 공간은 너무나도 작은 사회니까요. 그 안에서는 당연히 누군가의 결정으로 인해서 다른 일들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말이죠. 누군가는 더 외로움을 겪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그 자리를 통해서 더 큰 영광을 누릴 수도 있을 거죠. 그건 ‘기리시마’가 결정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그러한 일들을 겪어야만 하는 아이들이 결정을 하는 일도 아니죠.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일입니다. 마치 도미노가 넘어지는 것처럼 말이죠. 이것을 보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으니 말이죠.
학교라는 사회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 만큼 조금 더 생생하면서도 불안한 느낌이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89년생이라 아직도 어린 편이지만 더 어릴 적 작가가 썼던 이야기인 만큼 더 사실성도 짙습니다. 사실 일본의 학교라고 해서 한국의 학교랑 다르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다지 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아무리 사람이 다르더라도 모든 10대가 겪는 아픔이나 성장 같은 것은 다들 비슷한 것이니 말이죠. 자신이 겪는 일이 가장 무겁고 가장 아픈. 그러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슬프고 서글프지만 그래서 더 마음으로 다가옵니다. 나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으니까. 저도 그렇게 아픈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물론 지금 생각을 해보면 너무나도 어린 고민들이었지만 말이죠.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들 모두가 다른 캐릭터라는 점 역시 흥미롭습니다. 보통 학원 소설의 경우에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을 하곤 하는데요. 그것보다 조금 더 다양한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남녀가 섞여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보통의 상황이라면 주인공이 아닐 수도 있는 이들의 이야기도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에서 잘 보이지 않는 그런 아이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앞에서 세 번째 줄 복도 쪽에 앉아서 별로 그다지 비중은 없는. 하지만 자신의 삶에서는 정말 치열하게 고민을 하고 있는 그런 아이 말이죠. 아니면 늘 2등이라서 고민을 하는 아이일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아이들의 이야기를 억지로 더하거나 그러한 것이 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이 아이에게 공감을 해! 그러한 것이 아니에요. 그냥 누군가는 이러한 일도 겪을 수 있어. 이렇게 지나가는 느낌이죠.
어딘지 모르게 편안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청소년기를 이미 지나고 나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 나도 저랬었어.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정작 ‘기리시마’ 군이 동아리를 그만 두는 것에 대해서는 다들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합니다. 사실 그 나이의 고민이라는 것이 그렇잖아요. 엄청나게 큰 소문으로 돌기도 하다가 이내 작은 소문이 되고 사그라들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그러한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의 선택으로 인해서 다른 아이들도 자신이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하기도 하고 움직일 수도 있게 되니 말이죠. 그리 어렵지 않게 편하게 읽을 수 있지만 단순히 청소년 소설이라고 해서 청소년들만 읽을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읽더라도 나름의 의미 같은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결 같은 이야기거든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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