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우리집 새새끼
제목만으로도 빵 터지는 이 만화는 다음 만화 속 세상에서 인기리에 연재가 되었던 문조를 기르는 만화입니다. 사실 새를 기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몰라요. 아무래도 귀여운 것이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새를 기른다는 것이 꼭 그렇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다른 애완동물들과는 다르게 쉽게 훈련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배변 훈련도 되지 않으니 아무래도 더더욱 그렇겠지요. 그런데 이 만화 너무나도 특별합니다. 분명히 문조라는 새를 기르기 어렵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오히려 새를 기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길들여지지 않는 존재에 대한 애정 같은 것이 생기는 느낌이랄까요? 우리가 쉽게 알 수 없는. 그러나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귀여운 새들을 기르는 사람의 이야기. 그 자체로 궁금해지지 않으시나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대로 이 만화가 문조를 기르는데 어떠한 도움 같은 것이 되는 길잡이라고 생각을 하시면 안 됩니다. 이 책은 그저 작가가 문조를 기르면서 생겼던 에피소드들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합니다. 문조를 기르면서 당황하는 순간들이 만화에서 고스란히 다 느껴지거든요. 아무튼 이 만화 어디까지나 개그 만화입니다. 새를 기르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유쾌하거든요. 그리고 새들로 인해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는 것 역시 귀엽습니다. 자신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하지만 정작 새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고 있는 거죠. 내가 이 새들을 기르고 있는 거야! 라고 생각을 하는 순간 역으로 당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리고 그녀의 동물 사랑이 함께 보여서 더 사랑스럽고요.
동시에 새들의 캐릭터가 고스란히 살아있어 더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동물들 역시 모두 성격이 다르겠지만 보통 그런 디테일을 살리지 않잖아요. 하지만 작가는 새들의 다른 점을 세세하게 이야기를 하며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독자들이 바로 그 다른 점을 알아차리고 새들에게 빠질 수 있게 도와줍니다. 특히나 나이가 든 새, 그리고 어린 새. 그들의 일상을 즐겁게 묘사하는 것은 신기한 느낌이에요. 그리고 늘 비슷한 일상을 보내는 것만 같은 그들의 일상이 그다지 같기만 하지 않다는 것 역시 신비한 일이고요. 그리고 서로에게 반한다는 것 그 자체에 대해서도 꽤나 웃기게 그려놓았습니다. 특히나 나이가 많은 수컷과 어린 암컷의 관계가 역전이 된 거라는 작가의 설명은 훨씬 더 새들을 즐겁게 그려내는 느낌이에요.
다만 애완조라는 특성상 뭔가 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사람과의 조화 같은 것이 아쉬워요. 물론 그렇다고 해도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것은 분명하죠. 하지만 개나 고양이처럼 그들과 함께하는 에피소드들은 부족한 느낌이에요. 사람이 그저 관찰자에 머물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보통의 애완동물들 같은 경우에는 사람들과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반려동물이라는 느낌이 강하잖아요. 하지만 새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확실히 관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풀어놓고 기르더라도 개나 고양이처럼 애교를 부리기는 어려우니 말이죠. 그리고 그들 스스로 무언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약한 것 같고요. 사실 새에 대해서 그다지 애정이 담겨있지 않은 것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새들에 대해서 사랑스럽게 바라볼 수 있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새를 기르는 작가의 냉철한 시각이 유쾌하게 펼쳐지는 [우리집 새새끼]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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