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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우리 선희, 조금 더 익숙해진 음식

권정선재 2013. 10. 14. 19:00

[맛있는 영화] 우리 선희, 조금 더 익숙해진 음식

 

Good 홍상수 감독 팬

Bad 기발한 무언가를 찾던 사람

평점 - ★★★★☆

 

홍상수영화는 약간 비슷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동시에 아! 하는 무언가를 담고 있는 것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선희]는 그 중에서도 가장 아!를 담고 있는 느낌이에요. 무조건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영화는 아니지만 분명히 낄낄거릴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이전에 그가 보여주었던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한 여자를 둘러싸고 있는 남자들의 그런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 홍상수감독의 영화에서 여자들은 그다지 아름답게만 그려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약간 바람둥이와도 같이? 그려진다고나 할까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녀들을 따라다니는 남자들이 그다지 정상이라고도 이야기를 하지는 못할 거예요. 그 남자들도 이상할 정도로 모호하게 행동을 할뿐더러 모두 다 젠체하는 못 마땅한 녀석들일 따름이니 말이죠. [우리 선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으로 홍상수감독의 영화에 합류하게 된 이민우를 비롯 그녀에게 추천서를 써주면서 조금씩 다가가는? ‘김상중이라거나 그와 이전에 사귀었으면서 지금은 나쁜 놈이 되어버린 이선균그리고 뭔가 썸씽이 있는 정재영까지 도대체 뭐 이런 녀석들이 다 있지? 싶을 정도의 인간들이 모여있습니다. 아름다운 한 여자를 둘러싼 세 남자, 아니 네 남자의 이야기는 확실히 매력적입니다.

    


우리 선희 (2013)

Our Sunhi 
7.1
감독
홍상수
출연
정유미, 이선균, 김상중, 정재영, 예지원
정보
로맨스/멜로 | 한국 | 88 분 | 2013-09-12
글쓴이 평점  

 

 

홍상수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낄낄거릴 수 있는 이유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현실성 탓이 아닐까 싶어요. 특히나 요즘에는 어장이라는 단어로 더 설명이 가능한 그런 것 말이죠. 특히나 그 누구도 나쁜 마음을 먹지 않고 있다는 것 역시 뭔가 묘한 느낌이 아닐까 싶어요. 사실 누군가 피해자가 생기기 위해서는 나쁜 마음을 먹고 있는 가해자가 있어야만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홍상수감독의 영화에서는 딱히 가해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일부러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그리고 그 어쩔 수 없는 행동 안에서 그들은 꽤나 매력적이면서도 가장 본능에 충실한 행동으로 자신들을 보입니다. 다소 찌질한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게 하면서도 솔직한 행동이기에 더욱 매력적인 거죠. 그 어떤 영화에서 나오는 인물들보다도 솔직하고 매력적이거든요. 자신이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행동을 한다는 사실에서 참 끌린다고 할까요? 물론 한 여자를 둘러싸고 있는 그다지 윤리적이기만 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 상황 안에서 그들은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억지로 숨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자신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에 더 유쾌합니다.

    

정유미는 주인공인 선희역을 맡았는데 그녀는 사실 그냥 보기에 딱 여우가 맞는 것 같아요. 도대체 자신이 누구를 좋아하는지 명확히 보이지 않거든요. 이제부터 누군가를 좋아하기로 마음을 먹었더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지금 이 모습이 보이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거고요. 하지만 선희는 결정적인 그 순간들을 자꾸 피하기만 합니다. 그 누구에게도 미움을 받고 싶어 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할까요? 적당히 얼버무리면서 지금 이 상황만 벗어나면 그만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되게 어리숙해서 인간관계를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 그런 것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사실 그녀는 그냥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아요. 어쩌면 사실 자기도 자기 마음을 모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어쩌면 이렇게 모호하게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싶은 모습들만 보이거든요. 누군가가 그녀 대신 이 모든 상황을 끝내주기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하고요. [우리 선희]라는 영화 자체가 선희의 넋두리와도 같은 것들이 벌어지는 만큼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오히려 그래서 더 매력적이기도 합니다. 톡톡 튀면서 모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선희는 정유미가 맡아서 더 매력적으로 그려집니다.

    

이선균은 여전히 찌질하게 그려지는데 어쩌면 이렇게 찌질할 수 있을까 싶은 전남자친구 문수역을 맡았습니다. 연인인 시절을 영화로 만들고 입봉한 녀석인데요. 사실 저 같은 경우에는 그다지 이 녀석을 뭐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 저도 사실 전 여자친구와의 사이의 일을 가지고 소설을 쓴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딱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한 적이 없기에 사실 좀 당황하기는 했어요. 아무튼 문수가 더 싸가지가 없고 찌질한 이유는 이미 헤어진 상황에서도 여전히 선희에게 어떠한 미련 같은 것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어요. 물론 문수의 시선으로 보자면 아직 두 사람이 명확하게 헤어진 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말이죠. 아무튼 그래도 이미 선희는 그에게 그다지 마음이 남지 않았는데 여전히 찌질하게 덜러붙는다는 것은 조금 유치한 행동이 아닐까 싶어요. 그는 여전히 선희와 자신이 어떠한 관계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을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 안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은근히 민폐를 끼치기도 해요. 물론 자신은 자신이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전혀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죠. 적당히 찌질하면서도 선희의 곁을 맴맴도는문수는 참 현실적이라서 더 끌리는 캐릭터입니다. 지금 길거리를 걷는 수많은 남자와도 같이 찌질해서 더 매력적이거든요.

    

 

 

 

 

 

김상중선희의 은사님이자 그녀에게 추천서를 써주면서 은근히 그녀를 유혹하는? 동현역을 맡았는데 적당히 젠틀하면서도 적당히 찌질함을 가진 것 같아요. 이전에도 여대생과 무슨 알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는 선생 역을 맡은 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그것이 조금 더 심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여전히 젠틀하고 제자에게 상냥한 교수님은 매력적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졸업생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나쁜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이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막 숨기려고 하거든요. 특히나 문수와의 관계를 질투하기도 하는 묘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면 이 사람이 정말 다른 이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교수라는 직함이 맞는 사람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교수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은 누군가보다 더 많은 교육을 받았다는 것이고 교육적인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잖아요. 그런데 전혀 그러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느낌이에요.똑같이 질투하고 똑같이 유치하게 행동을 하는 모습이 참 귀엽거든요. 뭔가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는 모습은 마치 10대 소년이 누군가를 좋아할 적의 모습을 닮기도 했고요. 남자는 아무리 나이를 먹더라도 결국에는 애다. 라는 말을 제일 잘 표현하는 역할입니다.

    

정재영이 이렇게 빵 터지는 역할을 맡았을 줄이야. 다소 야생에 가까운 상남자 재학을 맡았는데 참 잘 어울립니다. 어느 학교에나 있는 적당히 껄렁가리는 선배 느낌이거든요. 적당히 거칠고 귀찮은 것은 그 무엇보다도 싫어서 은근히 투덜거리면서도 또 좋아하는 여자에게 호감을? 보낼 적에는 그냥 뭔가 유치하게 행동을 하는 그런 남자 말이죠. 아무 것도 잘난 것이 없으면서 그냥 잘난 척이 하는 그런 선배의 느낌이 고스란히 그려지는데 꽤나 귀엽다고 할까요? 그다지 사회적인 인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충분히 매력적인 느낌이거든요. 글을 쓰는 인물로 그려진 만큼 조금은 까칠한 느낌 역시 묻어납니다. 그다지 많은 비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 소심하게만 행동을 하는 두 인물 사이에서 조금 더 튀는 느낌의 남자가 아닐까 싶어요. 자기 속내를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 다른 인물들에 비해서 조금 더 솔직하게 자기 속내를 이야기를 하고 다소 거친 언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내기에 조금 더 솔직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 같아요. 극한의 찌질함에 다다른 문수와는 다른 느낌을 주고요. 다소 눈치가 없이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것 같은데 꽤나 매력적입니다. 담배 냄새에 찌들고 늘 입에 욕을 달고 사는 느낌과 정재영이라는 배우가 딱 어울리는 느낌이에요.

    

그냥 1시간 30분 조금 못 되는 시간 동안 낄낄거리면서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홍상수감독의 다른 영화들보다 훨씬 더 쉬운? 느낌을 주는 영화이기도 하고요. 보통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다소 베베 꼬는 느낌을 주는 반면 [우리 선희]는 그렇게 베베 꼬는 느낌을 주는 영화는 아니거든요. 그냥 조금 쉽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전개가 되기에 더 편하게 볼 수 있었어요. 다만 무언가 새로움은 적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슷한 대사가 반복이 되더라도 이전처럼 시간을 베베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 만큼 조금 더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대사를 반복하는 것이 일부러 관객들에게 혼돈을 주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자기 패러디와도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고요. 개인적으로 예지원이라는 배우를 좋아하는 만큼 치킨 덕후로 나오는 그녀가 마냥 사랑스럽기에 영화를 조금 더 매력적으로 볼 수 있었떤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 영화는 여전히 매력적인 홍상수세상을 조금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 연애와도 같은 찌질한 남녀들의 이야기 [우리 선희]로 낄낄 거리는 90분 어떠신가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대낮의 술판

세 남자의 특별한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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