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굿나잇
삶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영화 [굿나잇] 소중한 사람의 부재에 대한 아픔을 꽤나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생일날 친구들을 초대해서 다시 한 번 암이 발병했다고 밝히는 여주인공.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더 이상 살 수 있는 확률이 없다는 것을 이야기를 합니다. 너무 냉정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 여주인공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이미 3년 전 그녀가 암이라는 사실에 친구들은 한 번 아팠던 적이 있거든요. 더 이상 자신으로 인해서 친구들이 그러한 아픔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그녀의 마음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최대한 덤덤하게 이 모든 상황을 친구들이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는 거죠. 물론 담담하게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그게 마냥 담담한 것은 아닐 테지만 말이죠. 하룻밤 파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그 안에서 친구들의 성격이 완벽하게 다르게 묘사가 된다는 것 역시 매혹적인 부분입니다. 모두가 다 다른 사람이란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똑같은 정보에 대해서도 다르게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이거든요. 사랑하는 이가 떠난다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그들의 일상. 그리고 낯섦에 대한 것입니다.
그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독특한 이유는 친구가 죽는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면서도 이내 평소와도 같은 척? 혹은 같아지는 인물들의 이야기일 겁니다. 결국 누군가가 죽더라도, 그것이 아무리 사랑하는 친구와 관련이 되어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에 살아있는 사람은 살아간다. 뭐 그런 느낌을 주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소중한 사람에 대한 부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거든요. 물론 제목 자체가 그런 느낌이 묻어나는 것 같기도 해요. 굿바이라는 제목으로 계속 오해를 하고 있었거든요. 적어도 누군가가 사라지게 된다면 그런 인사가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이 영화는 그러지 않습니다. 그냥 굿나잇. 잘 자. 이 정도 인사를 하고 말이에요. 어쩌면 너무나도 슬픈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와 이별을 하는데 유난히 슬픈 인사를 하는 것이 더 아플 것 같거든요. 조금은 더 덤덤하게. 그렇게 아무런 것도 아닌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아프다고 해야 할까요? 조금은 덤덤하게. 굿나잇. 이라고 인사를 하는. 그리고 파티 안에서 그들의 과거를 짤막짤막하게 보여주는 것 역시 매력적인 부분이에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간절한 오늘 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거든요.
그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것은 결말인데 이것이 결국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기에 그대로 이해가 됩니다. 정말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기에 할 수 있는 행동 같거든요. 아무리 소중한 친구들의 사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연인이 아니라면 조금은 덤덤하게 행동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가족이 아니고서야 말이죠.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랑하는 이가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남자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요. 우리가 누군가를 간절하게 사랑한다면 더 이상 그 사람이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당연할 테니 말이죠. 나의 마지막 순간에 나를 가장 사랑해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리고 나는 아무렇지 않게 그냥 견딜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 그냥 조용히 친구들과 파티를 보내고 나의 마지막 생일을 간절히 바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하는 영화. [굿 나잇] 어떠신가요? 당신의 오늘을 마지막처럼 그렇게 행복하게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으신가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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