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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공범, 진한 모카라떼

권정선재 2013. 10. 16. 07:00

[맛있는 영화] 공범, 진한 모카라떼

 

Good 가을 감성 충만 영화 찾는 사람

Bad 손예진의 달달 모드 기대한 사람

평점 - ★★★★

 

[공범] 시사회에 다녀와서 쓰는 리뷰입니다.

 

가을이 오면 손예진이 온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가을이면 늘 돌아오는 손예진이 이번에는 부녀간의 묵직한 이야기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아버지가 과거의 유괴범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망설이게 되는 딸 역을 맡았는데 꽤나 강인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깡철이]로 시작을 해서 [화이]로 이어진 가을 영화의 감수성은 [공범]이 이어갈 듯 합니다. 올 가을 개봉한 그 어떤 영화보다도 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아무래도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라는 점 떄문일 겁니다. 모자 관계와 부자 관계, 그리고 가족에 대한 복수 등이 주 화제인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여기에 연기 참 잘 하는 두 배우가 같이 있다는 것 역시 이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아무튼 이 영화 꽤나 괜찮은 느낌의 영화입니다. 묵직하면서도 뭔가 묘한 느낌을 이어가거든요. 특히나 저 같은 경우에는 영화를 좀 본다 하는 사람이라고 나름 자부해서 영화 이렇게 흐르겠군. 하고 딱 계산을 했는데 아니었어요! 화 좀 본다는 분들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 흐름. [공범]의 매력입니다.

 


공범 (2013)

Accomplices 
7.4
감독
국동석
출연
손예진, 김갑수, 임형준, 김광규, 박사랑
정보
스릴러 | 한국 | 96 분 | 2013-10-24
글쓴이 평점  

 

 

기본적인 흐름을 예상을 하는 것보다 생각 외로 여러 가지 일이 동시에 벌어집니다. 일단 손예진이 아버지를 의심하게 되는 그 순간. 그리고 공소시효가 끝이 나기 전에 그를 잡으려는 사람들.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이 영화가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단순히 공소시효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어떤 영화보다도 진지하게 결국 가족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를 이야기를 하는 영화더라고요. 가족이라면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가? 우리가 가지는 믿음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이죠. 그리고 내가 가장 믿는 사람에게 의심을 받게 되는 순간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일까에 대한 두려움 역시도 이 영화에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진실이 과연 무엇일까? 그러한 것에 대한 포인트는 사실 [공범]에서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범인 추리 과정 역시 그다지 흥미롭게만 진행이 되는 것은 아니고요.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 것은 아버지를 의심하게 되는 딸. 그리고 딸에게 의심을 받는 아버지의 관계입니다. 기자가 되고자 하는 딸. 그리고 범인과 소름끼치도록 목소리가 비슷한 아버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뭐든 다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렇기만 하지 못한 이야기 [공범]입니다.

 

 

손예진이라는 여배우는 꽤나 순애보적인 느낌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공범]과 잘 어울리더라고요. 우연히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난 이후 아버지가 범인이라고 의심을 하게 되는 역할입니다. 그녀는 여기에서 동시에 두 가지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데요. 한 가지는 그녀가 범인이라고 의심을 받는 김갑수의 딸이라는 점입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범인이라고 생각을 하는 상황이 딸로써 견딜 수가 있는 것인가? 그리고 만일 자신의 아버지가 공소시효를 앞두고 있는 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딸로 무슨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인가? 가 바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손예진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는 바로 신문 기자가 되고 싶다는 겁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기자라는 직업은 소명 의식을 가지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는 일이죠. 그리고 그녀는 이런 일을 맡게 되면서 자신이 진실로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뇌하게 됩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범인이라는 흔적을 하나하나 찾으면서도 범인이 아니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 손예진은 꽤나 진지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특히나 영화가 진행이 되면서 누가 범인인지 정확히 그려지는 것은 없지만 한 번 아버지를 범인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면서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은 손예진만이 할 수 있는 연기였습니다.

 

 

김갑수는 딸에게 의심을 받는 아버지 역할을 맡았는데 그 무기력함과 힘없음이 참 안타까운 역할입니다. 이 역할처럼 다정하고 좋은 아버지도 잘 없을 것 같아요. 딸의 친구들로 하여감 딸바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그의 딸의 스펙을 줄줄 외울 수 있을 정도로 그는 자신의 딸을 사랑합니다. 세상 그 무엇과도 바꾸지 못하는 가련한 존재이고, 자신으로 인해서 딸이 제대로 생활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괴로움을 가집니다. 딸이 능력은 가지고 있지만 최종 면접에서 자꾸만 떨어지는 이유가 자기가 연이 없어서 그렇다고 믿는 거죠. 평범하게 택배 일을 하면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그런 평범한 아버지라면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 그런 생각을 다소 무기력해보이는 김갑수라는 배우는 완벽하게 표현합니다. 도대체 누가 범인일까? 과연 정말로 김갑수가 범인일까?에 대한 것은 스포인 데다가 영화를 마지막까지 보아도 제대로 보이지 않아요. 다만 영화서 보이는 것은 딸에게 의심을 받는 아버지. 그리고 딸이 자신을 의심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함이 묻어나는 그런 불쌍한 아버지의 모습인 거죠. 참 불쌍하고도 여린 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그 안에서도 끝까지 딸을 지키고자 하는 간절함이 보입니다. 세상 그 어떤 아버지보다도 약하면서 동시에 강한 아버지의 모습인 거죠.

 

 

영화 자체가 스포 투성이인 데다가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뭐야? 라는 생각에 빠질 수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잘 어울려야 한다는 것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품이기도 하죠. 사실 아무리 스토리가 좋다고 하더라도 배우들의 연기가 좋지 않더라면 그 스토리를 조금 더 매력적으로 묘사하는 일이 매우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 이 영화는 모든 배우가 완벽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줍니다. 게다가 피해자의 아버지로 나오는 강신일의 폭발하는 장면이라거나, 무언가 비밀을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비열하게, 마치 에덴 동산에 있는 뱀처럼 구는 임형준같은 이들이 보이는 연기는 꽤나 큰 편이더라고요. 물론 90분이라는 시간 동안 관객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손예진김갑수의 연기 호흡은 그 무엇보다 좋고요. 요즘 한국 영화가 일부러 긴 러닝 타임을 유지하는 반면 [공범] 같은 경우에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타이트하게 관객들과 함께 쫓아간다는 점에서 참 매력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보통 영화를 보면서 지루하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들이 많은데 [공범]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자신의 아버지를 의심한 딸의 가장 무서운 상상. 올 가을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 [공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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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범] 서포터즈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아빠의 목소리를 듣고 패닉에 빠지는 손예진

모든 진실이 밝혀지는 추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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