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73

권정선재 2013. 11. 29. 19:00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73

이건가?”

보고도 모르나?”

.”

수혁의 핀잔에 류환은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남조선의 수류탄은 조국의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손에 들면 느껴지는 묵직한 차가움이 어딘지 모르게 서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것이군.”

그걸 쓸 생각은 아니겠지?”

?”

위험할 거다.”

수혁의 표정은 단호했다.

정말 위험할 거야.”

알고 있다.”

류환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정도도 모르고 너에게 이것을 가져다 달라고 하지 않아. 나도 나름 각오를 하고 있다고.”

네가 각오를 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 하지만 너의 각오로 인해서 누군가 아플 수도 있어.”

누가?”

리해진.”

.”

수혁의 말에 류환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 녀석은 아마도 네가 없어지면 견디지 못할 거다. 그리고 내가 너에게 이것을 줬다는 사실을 알면. 아마 그 녀석은 나를 죽이려고 할 거야. 너를 죽였다는 그런 사소한 이유로 말이야.”

나를 죽인 것이 사소한가?”

물론.”

수혁은 벽에 기대 입에 담배를 물었다.

너는 잊은 건가?”

?”

내가 국정원 직원이라는 사실.”

잊지 않았어.”

류환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지금 이 순간도 기억하고 있다. 두려울 정도로 제대로 기억을 하고 있어. 그래서 서수혁. 너에게 모든 것을 다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거다. 너도 나에게 모두 다 이야기를 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렇지.”

수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지금 같은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둘은 다른 사람들이었다.

내가 너에게 뭐라도 이야기를 하다가는 결국 다시 공격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래도 서운하네.”

뭐가?”

나는 조금 더 좋게 생각을 하는데.”

웃기지도 않는 소리.”

수혁의 말에 류환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서수혁. 지금 너도 살기 위해서 온갖 수를 쓰고 있으면서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지?”

그런가?”

다 같은 거 아닌가?”

그렇지.”

수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모두가 다 살기 위해서 이렇게 움직이고 있는 거였다. 살기 위해서.

나는 살고 싶다.”

나도 마찬가지야.”

그런데 왜 죽으려는 거지?”

내가 살면 누군가 죽으니까.”

그게 리해진이고?”

류환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리해진은 어떻게 할 거지?”

글쎼다.”

그냥 모르는 척 둘 건가?”

그래야지.”

류환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해랑 조장.”

?”

기타를 만지작거리던 해랑은 해진의 심상치않은 표정을 보고 입을 다물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안 건가?”

조장이 죽으려고 해.”

그렇겠지.”

해랑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녀석은 이미 우리들이 다 같이 살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너를 살리고 싶어하니까.”

나를?”

그래.”

그게 무슨?”

리해진. 너도 대충은 알고 있지 않나? 너를 살리기 위해서는 결국 원류환이 희생을 해야 한다는 거.”

해진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너는 아마 이런 식의 이야기가 듣고 싶지는 않겠지만 이건 누가 뭐라고 해도 당연한 거야.”

그렇군요.”

?”

그럼 내가 죽을까요?”

뭐라고?”

해랑의 미간이 구겨졌다.

그게 무슨 말이야?”

해랑 조장이 그러셨잖아요. 조장이 나를 살리기 위해서 결국 자신이 죽으려고 한다는 것을 말이죠.”

미친 소리 집어치워.”

해랑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못 들은 걸로 할 거다.”

그럼 저는 어떻게 하죠?”

해진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조장이 없으면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있을 자신이 없브니다. 나는 살고 있을 의미도 없다고요.”

그래.”

해랑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해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알고 있어.”

그런데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요?”

최대한 우리가 같이 살 방법을 찾아야지.”

조장.”

물론 그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단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그것이니까.”

그런가요?”

해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해랑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누구를 위해서 그래야 하는 건지 이제는 모르겠습니다. 전에는 조장을 위해서 같이 살아야 한다. 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도 없어요. 그냥 그렇게 다 끝이라고요.”

그래.”

정말 싫다.”

해진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깊이 숙였다. 해랑은 그런 해진의 어깨를 가만히 토닥였다.

리해진.”

네 해랑 조장.”

녀석은 내가 살린다.”

?”

무조건 살린다.”

해랑의 표정에 묘하게 의지가 되는 해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