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77

권정선재 2013. 12. 7. 19:00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77

안 됩니다.”

부탁한다.”

팀장님.”

수혁의 부탁에 국정원 직원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미 그 수류탄도 구할 수 없는 거 제가 드린 거라는 사실을 팀장님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렇지.”

그런데 지금 저에게 오셔서 또 이러시면 안 되는 거죠. 제가 얼마나 난감한 상황인지 아십니까?”

나도 알아.”

그런데 왜?”

하지만 지금 내가 부탁을 할 수 있는 상대가 오직 너라는 사실 정도도 잘 알고 있지 않나?”

그건.”

지금 이 순간 우리와 북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우리나라에서 북한 녀석들의 싸움이 시작이 된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건데?”

팀장님.”

위험할 거다.”

하지만 지금 이 상태로는 팀장님도 위험하십니다. 일단은 저희와 같이 움직이시는 것이 더 옳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이대로라면 이 나라에서 그 누구도 팀장님 편을 들기 어려울 거라고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수혁은 눈빛을 반짝였다.

이제 정말 조금만 더 있으면 모든 것이 다 끝이 날 거다.”

 

 

 

두석아. 무슨 생각을 그리 하냐?”

엄마.”

?”

엄마는 동구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좋겠어?”

아이고 이 놈아. 당연한 소리를.”

순임의 반응에 두석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가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지만 순임이 바라는 거였다.

엄마 그 녀석은 북한에서 내려온 녀석이야. 간첩이라고. 그 녀석하고 얽히게 되면 우리에게도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거 엄마가 더 잘 알고 있으면서 도대체 왜 그 녀석을 좋아하는 건데?”

그러는 너는 동구 이야기를 왜 그리 묻는 건데? 그 녀석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는 것 아녀?”

그거야.”

두석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바로 그거다.”

뭐가?”

우리는 가족이니까. 가족이라 그런 거야. 그래. 그 녀석이 북에서 내려왔다고 치자. 아니 북에서 내려왔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랑 같이 밥 먹고 그랬다는 사실이 다 사라지는 거냐?”

그건 아니지만.”

그런 거야.”

순임은 단호했다.

그 어린 놈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겄냐? 그리고 그 녀석은 단 한 번도 우리를 해치려고 하지 않았어.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도 싸웠다는 말이여. 그런 녀석은 다시 돌아와야 하지 않겄냐?”

엄마.”

왜 그러냐?”

내가 돌릴 수 있으면?”

두석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내가 그 녀석을 다시 우리 곁으로 돌릴 수 있다면. 엄마는 그 녀석 다시 우리 가족으로 받아들일 거야?”

그게 참말이냐?”

엄마.”

그래. 그러고 말고.”

순임의 반응에 두석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단들 하군.”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헌주는 미간을 가늘게 모았다. 어딘가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 그런 목소리였다.

누구냐?”

남조선에서 머무는 주제에 주위를 살피는 최소한의 것도 하지 않다니. 그러고도 공화국의 전사라고 할 수 있는 거가?”

리해진.”

그리고 총소리가 나고 곁에 있던 부하가 그대로 쓰러졌다. 헌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해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그저 어둠만이 자욱할 따름이었다.

도대체 공화국의 전사라는 것이 웃기지도 않는 군. 이런 곳에서 작전이나 짜고 있다니 말이야.”

그러는 너는 지금 숭고한 공화국의 전사라고 할 수가 있는 거가? 어둠 속에 숨어서 고작 총이나 노리고 있는 주제에 무슨.”

공화국의 명을 잊었나?”

뭐라고?”

절대로 죽디 말라.”

헌주는 침을 꿀꺽 삼켰다. 상대는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결국 5446부대의 조장 출신이었다. 아무리 어리다고 하더라도 그가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더더군다나 보이지 않는다면 또 달랐다.

그런데 여기에는 왜 온 거지? 어차피 우리가 너희들의 목을 가지러 갈 준비를 하고 있을 텐데 말이야.”

그걸 기다릴 여유가 없어서 말이야. 아니 도대체 언제 나타나려고 이렇게 여유를 부리는 건지. 그럴 시간이 하나도 없는데 말이지. 어차피 그쪽에도 그리 많은 시간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 어서 빨리 북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이미 이루어놓은 모든 것들이 다 사라질 텐데?”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순간 헌주가 해진이 있는 곳으로 단도를 던졌다. 해진은 옆으로 몸을 옮기면서 또 다른 헌주의 부하에 총을 겨눴다. 헌주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지만 여전히 그의 흔적은 요원했다.

이런 간나 새끼.”

부하가 모두 죽으면 어떻게 될까?”

뭐라고?”

더 이상 우리를 건드리지 마라.”

그게 무슨?”

우리는 이곳 남조선에서 그냥 평범하게 살아갈 기야. 절대로 조국에 해가 될 일을 하지 않아.”

너희가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해다!”

헌주가 다시 단도를 던졌지만 해진의 총에 또 다른 부하만 죽을 뿐이었다. 부하들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동지. 더 이상은 안 될 것 같소.”

그게 무슨 말이가?”

저 자의 실력이 너무나도 엄청나단 말이오. 이대로 가다가는 결국 우리 모두가 다 죽게 될 거요.”

그럴 각오 아닌가?”

그럴 각오가 아닌 것이 아니라.”

그리고 해진은 다시 한 번 총을 겨누었다. 헌주는 이를 악 물며 주위를 노려봤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 곳에서 음흉하게 숨어있지 말고 어서 밖으로 나오라. 다른 이들이 너로 인해서 다쳐야만 하는가?”

내가 왜 그래야 하는 건지 모르겠군. 나는 그저 너희들을 이겨먹기 위해서 나온 것이 전부인데 말이야.”

다 죽일 기야!”

헌주가 미친 듯 어둠을 향해서 단검을 던지기 시작했다. 해진은 그를 피하려 했지만 그다지 쉽지 않았다.

너를 기필코 죽일 기야.”

마음대로.”

해진은 심호흡을 하고 그대로 수류탄을 그들에게로 던졌다. 잠시 후 모든 소란이 가라앉고 살아남은 헌주는 핏자국을 발견하고 이를 악 물었다. 이제 그들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