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76
“너는 그걸 또 왜 달라고 하는 거지?”
“이미 알고 있지 않나?”
“하.”
해진의 대답에 수혁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젓가락을 소리 나게 내려놓았다.
“못 들은 걸로 하지.”
“서수혁.”
해진의 목소리가 떨렸다.
“조장은 실패할 거다.”
“뭐라고?”
수혁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지?”
“이미 당신도 알고 있지 않나? 우리 셋 중에서 가장 민첩한 사람은 조장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걸.”
“그게 뭐가 중요하다는 거야? 아무리 민첩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을 거다.”
“아니.”
해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조장은 그저 내가 어리다는 이유로 나를 무시하고 있지만 나는 이미 조국에서 인정을 받은 몸이다.”
“우리들 중에서 그 누구도 네가 그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사람은 없으니 그런 말을 할 필요는 없다.”
“아니.”
수혁의 부정에도 해진의 표정은 단호했다.
“너도 지금 나에 대해서 의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잖아. 어떻게 내가 조장이 되었는지 궁금해하잖아.”
“리해진.”
“나는 강하다.”
“그래.”
“정말로 강하다고.”
해진이 이를 악 물었다.
“너는 지금 조장만 그 모든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모양인데. 아니야. 절대로 아니라고. 조장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나에게도 그것들을 구해줘. 조장을 내가 구할 거다.”
“절대로 안 된다. 설사 내가 그것을 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반대다. 그리고 나는 구할 수 없다.”
“뭐라고?”
수혁의 대답이 의외였는지 해진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이전처럼 국정원에 아무렇게나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인 줄 알아? 아니라고. 그 수류탄을 가지고 오는 도중에도 참 많은 이들에게 미안해야만 했다. 만일 너희들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는 나를 믿어준 그 모든 사람들을 다 배반하는 것이 되는 거야. 그들은 모두 스러지게 될 거다. 조국을 위해서, 그리고 조직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한 이들이 모두 버려질 거란 말이야.”
“그건.”
“너는 그걸 이해하지 않나?”
수혁은 가만히 해진의 얼굴을 살폈다. 그리고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나도 원류환에게 동의한다.”
“무슨 말이지?”
“너를 지킬 거다.”
“서수혁.”
“너에게는 기회가 있어.”
“또 그 소리인가?”
“그래.”
“도대체 무슨 기회?”
“안 믿고 싶은 건가?”
“그래.”
해진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나에게 더 이상 무슨 기회가 있다는 거지? 이미 나는 죽은 사람이나 다름이 없는데 말이야.”
“하지만 살았잖아.”
“그건.”
“너는 분명히 살아있어.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야 하는 존재고. 그런데 지금 네 모든 것을 그냥 다 망치겠다는 거야? 그냥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그런 가능성에 모든 것을 다 맡겨버린 채로?”
“그럼 나보고 뭘 어떻게 하라고?”
“원류환을 믿어라.”
“아니.”
해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 없어.”
“왜?”
“운이라는 것은 한 번 우리 편이었으니 다시는 우리 편이 아닐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까.”
“리해진.”
“이번에는 조장이 죽을 거야.”
해진은 고개를 푹 숙였다. 수혁은 엷은 한숨을 토해내면서 천천히 고개를 흔들고는 해진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내가 알고 있는 원류환은 내가 알고 있는 그 어떤 사내보다도 강한 사람이다. 그렇게 쉽게 무너지거나 하지 않을 거야. 만일 그런 사람이었다면 진작 우리 국정원에게 사로 잡혔을 거다.”
“아니.”
해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5446 부대는 훈련을 중시하기는 했지만 우리는 남조선을 상대로 훈련을 한 부대다. 하지만 그들은 아니야.”
“아니라고?”
“그래.”
해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지금 무슨 말씀입니까? 또 하나의 부대가 있다고요?”
“그래.”
김태원은 아랫입술을 천천히 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나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리무혁 대장 동지에게 다른 수가 있는 것 같아.”
“대좌 동지.”
“조심해야 할 거다.”
“하지만.”
“남조선에 가면 조심해야 할 거다. 일단은 원류환, 그리고 리해랑과 접선을 하고 그들을 감시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지금 흐르는 것을 보아하니 리무혁 대장 동지도 나름의 방법을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알겠습니다.”
해진은 고개를 숙였다.
“조심하겠습니다.”
“절대로 함부러 맞붙어서는 안 된다.”
태원은 단호했다.
“그 녀석들은 정말로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싸우는 녀석들이야. 우리처럼 어떠한 목적을 지니고 있는 자들이 아니란 말이다. 그 녀석들은 누구 하나 죽이더라도 이상하게 생각을 하지 않을 녀석들이다.”
“네. 알겠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원류환 동지는 조장으로써 임무에 실수가 없다고 생각을 하시오?”
해진은 거울을 보며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러다 조장에게 들키면 어떻게 하지?”
류환에게 한 순간이라도 빠르게 자신이 그의 뒤를 따라서 남조선으로 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이라는 사실은 그다지 보이고 싶지 않은 해진이었다.
“그래 조금 더 카리스마 있게.”
해진은 거울을 노려보며 총을 들었다.
“원류환 동지는 조장으로써 임무에 실수가 없었다 생각 하시오?”
해진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남조선은 그의 또 다른 임무의 시작이 될 거였다. 여기에서 실수를 한다면 결국 모든 것이 끝이 나게 될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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