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과 전시

[신나는 공연] 개인의 취향

권정선재 2014. 1. 2. 07:00

[신나는 공연] 개인의 취향

 

이민호손예진이 나오는 드라마도 재미있게 봤기에 기대가 되는 동시에 [내 이름은 김삼순]이 생각보다는 아쉬워서 망설였던 [개인의 취향]은 생각보다 괜찮은 공연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한옥집이라는 공간을 제대로 살린 것이 그 포인트가 아닐까 싶어요. 다른 공연들도 아무래도 소극장이라는 특성상 다른 장소로 옮겨가기는 어렵기는 하지만 특히나 [개인의 취향]은 더더욱 다른 공간으로 벗어나기가 어렵거든요. 그런데 [개인의 취향]은 애초에 남녀의 동거를 주요 소재로 다루고 있는 만큼 확실히 그러한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없더라고요. 그리고 생각 이상으로 배우들이 연기를 괜찮게 하는 것 역시 좋은 부분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공연장 상태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서 좁게 느껴졌는데 그런 것도 다 잊을 정도로 낄낄대면서 보기에 딱 좋은 공연이더라고요. 누구랑 보더라도, 심지어 혼자 보더라도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다지 부담이 가지도 않고 수위가 높은 편도 아니고요. 그냥 딱 대학로에서 즐기기 좋은 그런 말랑말랑한 공연의 표본이 바로 이 공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강렬한 것을 원한다면 아쉽겠지만 그냥 편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최고의 공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나 그 어떤 공연들보다 좋은 것은 최대한 원작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드라마보다는 조금 더 소설에 가까운 편이고요. 일단 좋게 말을 할 수도 있고 나쁘게 말을 할 수도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손예진이라는 여배우 자체가 그다지 강렬한 무언가를 선사하는 배우가 아니라는 것이 이 공연을 더욱 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김선아라는 배우가 맡았던 이미지가 강렬했던 만큼 자꾸만 그 이미지가 떠올랐거든요. 그리고 [쩨쩨한 로맨스] 역시 어딘지 모르게 최강희라는 여배우의 무언가가 남아있는 느낌이었고요. 그런데 [개인의 취향]은 그러한 것이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 배우가 생각 외로 호흡을 잘 맞춘다는 것 역시 이 공연이 조금 더 즐겁게 느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연기를 하는 것이다 보니까 조금 어설프고 낯선? 그런 느낌을 주기도 하잖아요. , 저 배우들은 정말로 그냥 연기를 하는 거구나. 이런 느낌 말이죠. 그런데 [개인의 취향]같은 경우에는 정말로 두 배우의 사이가 좋구나.라는 느낌이 묻어나서 더 즐겁더라고요. 그것이 가짜라는 것을 이미 다 알고 있음에도 말이죠. 그냥 보는 내내 낄낄거리면서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공연에 비해서 관객의 참여도가 높은 것 역시 포인트였습니다. 제가 바로 그 앞으로 끌려나가서 소개팅을 하는 역이라서 많이 당황하기는 했는데 뭐 나름대로 재미있기는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짬뽕]이라는 공연이 의미가 있었던 것은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어떠한 사건을 다루고 있어서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흥미롭더라고요. 사실 공연이라는 것 자체가 아무리 잘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90분이 넘는 시간을 관객들이 오롯이 집중하게 만들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그 순간 내내 배우들도 아무래도 늘어질 수밖에 없고, 마지막으로 달려가면서 그것을 조금 더 의미있게 보이기 위해서는 이야기가 당연히 늘어지는 순간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러한 점에서 관객을 참여시키는 것은 정말 좋은 시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역시 나름 템포가 있게 흘러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분명히 암전이 몇 장면 있기는 했는데 그 순간마다 명확하게 장소가 변화를 하고 관객이 그 상황에 납득을 하게 하거든요. 물론 동시에 몇 가지 이야기를 진행을 시키는 것 역시 이 연극의 성공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냥 낄낄거릴 수 있는 공연이기도 하면서 나름 탄탄한 무언가도 있었거든요.

 

그리고 소극장이라는 특성을 제대로 살려서 나름 재미있는 무대를 살린 것도 매력이었습니다. 사실 바닥 자체가 변화하는 공연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거든요. 무대 배경이 바뀌는 것이야 아무래도 소극장이라는 특성상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마루까지 나왔다가 들어갔다 하는 것은 그 나름으로 특별하더라고요. 그리고 맨바닥이 아니라 나름 마루까지 있는 것처럼 그려내는 것 역시 우리 한옥의 특성을 최대한 무대에서 살리기 위해서 노력을 한 것 같고요. 그리고 그 어떤 공연보다도 관객석과 가깝다는 것이 또 하나의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은근 불안불안하기도 하고 조금 불편한 공연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배우들과의 호흡도 가까운 느낌이라서 더 괜찮은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멀티맨들의 역할 역시 아주 많지가 않고 크게 산만하지 않은 것 역시 매력적이었습니다. 소설과 드라마의 원작을 효과적으로 다루면서 매력적으로 표현한 [개인의 취향]은 연인끼리 보기에 괜찮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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