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연] 쩨쩨한 로맨스
영화로 먼저 만났던 작품을 다시 연극으로 만난다는 것은 참 묘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워낙 영화 자체가 괜찮았기에 반대로 기대가 되기도 하죠. 물론 드라마를 연극으로 만드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을 겁니다. 아무래도 분량 면에서도 차이가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영화라는 장르는 이미 드라마에 비해서 함축이 되어있기에 어느 정도 기대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쩨쩨한 로맨스]는 기대에 비해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고 무대도 깔끔했지만 이상할 정도로 장면이 잘려나가는 것이 다소 불편한 느낌이었습니다. 그것보다 조금 더 매끈하게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이야기를 끊어지게 만들었는지 조금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더더군다나 배우들의 연기가 그다지 나쁜 느낌이 아니기에 이 아쉬움이 조금 더 크게 다가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대 역시 다른 대학로 소극장에 비해서 꽤나 괜찮은 편이어서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고 안에서 이상한 냄새도 나지 않아서 나름 기대가 더 커졌는데 말이죠. 롯데에서 제작을 함께한 [쩨쩨한 로맨스]는 라이벌 회사인 CJ의 공연에 비해서는 아직 조금 더 많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공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단 배우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배우들이 연기를 못한다기 보다는 일단 조명기에서 소리가 꽤나 크게 나더라고요 장명이 바뀌고 조명이 새롭게 바뀌는 부분에서 꽤나 기기긱 하는 소리가 크게 들리더라고요. 나름 새로운 효과를 주기 위해서 이러한 방법을 쓴 것 같기는 하지만 조금 아쉬움이 묻어나는 것 역시 사실이었습니다. 게다가 무대가 꽤나 큰 편인 것에 비해서 그것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소극장 같은 경우에는 한 공간이 다른 무언가로 변화하는 순간도 즐거움으로 맞이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그러한 식으로 만들어진 무대가 아니다 보니까 그러한 잔재미 같은 것을 느끼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실 무대가 커다랗게 된다면 아무래도 더 많은 배우들이 나와서 그 무대를 채우는 것도 가능할 텐데 그러한 공연도 아니고요. 일단 공연 자체가 몰입을 하기 어렵다는 것 역시 아쉬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통 로맨스 코미디를 다루고 있는 연극들의 경우에도 이 정도로 이야기가 끊어지지 않는데 말이죠. 그리고 정확히 그들의 목적에 대해서도 잘 그려지지 않는 느낌입니다. 영화에서의 파급력에 비해서 다소 한계가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매력에 있어서는 영화와 비교해도 딱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생각 이상의 연기를 선보이는 데다가 나름의 능청스러움까지. 다만 제가 영화를 너무 좋게 봐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여배우님이 마치 ‘최강희’를 흉내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캐릭터가 약간 맹한 것이 포인트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싶기도 하지만 사실 조금 아쉬운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자신의 역할에 있어서 오롯이 연기를 선보이더라고요. 다만 극에서 캐릭터가 극명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비슷한 류의 연극으로 지금 생각이 나는 것이 [개인의 취향]이었는데 거기에서는 적어도 캐릭터들이 조금 더 강하게 자기의 성격이 명확했거든요. 그런데 [쩨쩨한 로맨스]는 캐릭터들 자체가 자기 마음을 조금 숨기고 소심하게 이야기를 하는 역할들인지라 조금 더 그러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캐릭터만 조금 더 재미나게 살아났더라면 배우들의 연기가 더욱 괜찮게 느껴졌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그 어떤 공연에 비해서 색다른 시도를 했다는 것은 이 공연의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이 연극이 더 궁금했던 것은 영화의 애니메이션 탓이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이선균’이 그리는 그림을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해서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었거든요. 이번 연극 [쩨쩨한 로맨스] 역시 그런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멀티맨이자 친구인 두 배우가 그들이 그려내는 공연의 모습을 그려내는 거죠. 그러한 잔재미를 보는 것 자체가 꽤나 즐거운 공연이더라고요. 그리고 후반부로 접어들게 되었을 때 ‘다림’과 ‘정배’의 알콩달콩 로맨스 역시 꽤나 귀엽게 그려지는 편이고요. 많은 관객분들이 계셨는데 어우~라는 비명을 지를 정도로 짜릿하고 부러운 그러한 달달함을 선사했습니다. 조금 아쉬운 것이 있기는 하지만 아쉬움 그 자체를 능가할 나름의 재미를 가지고 있는 나름 괜찮은 공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영화를 미리 본 채로 어떤 엄청난 기대를 하고 간다면 아무래도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냥 소소하게 낄낄거리면서 좋은 사람들과 같이 보기에는 딱 좋은 공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성인 만화를 그리는 이야기르 하고 있는 만큼 아직 애매한 사이인 분들이 가면 괜히 민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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