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과 전시

[신나는 공연] 아이러브유 비코즈

권정선재 2013. 12. 22. 13:02

[신나는 공연] 아이러브유 비코즈

 

공연에 초대받아서 쓰는 리뷰입니다.

 

연극도 참 재밌지만 뮤지컬은 연극보다 확실히 더 활기차고 즐겁지 않나 싶습니다. 요 근래 본 영화까지 통 틀어서 [아이러브유 비코즈]는 가장 설렘 지수를 높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연인이 되기 전까지의 그 알콩달콩함을 그리고 있는데요. 사실 우리들도 이미 다들 연애를 해봐서 알겠지만 연애라는 것이 연애를 직접 하는 그 동안 보다는 연애를 하기 전까지의 그 설렘이 훨씬 더 크곤 하잖아요. 상대방이 내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리고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같은 것들 말이죠. 조심스럽게 다가가고자 하면서도 상대의 눈치를 보게 되는 그 모든 것들이 연애를 하게 되면 어느 정도 익숙하게 넘어가게 되니 말입니다. 아무튼 거기까지 가게 되는 그 설렘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공연인 만큼 보는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비록 내가 그들이 아니지만 말이죠. 나 역시도 그렇게 순수하게 누군가를 마음에 담는 순간이 있었을 텐데 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비록 그들의 사랑을 이루는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지만 그래서 더욱 소중한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 손을 쥐며 그들의 사랑이 마냥 행복하기를 바라게 되는 공연입니다.

 






특히나 뮤지컬 반주가 라이브로 연주가 된다는 점 역시 특이했습니다. 아무래도 늘 녹음이 된 반주만 듣다가 라이브로 연주가 되는 것을 듣게 되니 조금 더 감동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로 성의가 있는 공연을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물론 그냥 MR로 넣어도 좋지만 말이죠. 살아있는 음악이다 보니 조금 더 공연하고 호흡이 맞는 느낌이고요. 가끔 뮤지컬에서 실수로 음악하고 안 맞는 순간이 있는데 그런 순간이 없는 것 역시 훌륭하고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운드가 기본적으로 너무 크다는 거였습니다. 훌륭한 음악과 훌륭한 배우들이 있는데 두 소리가 누가 더 크나 노력을 하는 것 같아요.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조금 매끄럽게 이어지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다 같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사운드에 있어서 조금 소리를 조절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공연에 비해서 명확히 들린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히려 그게 단점으로 들리는 순간이 오기도 하니 말이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배우들이 노래를 잘 하는데다가 음악까지 괜찮아서 더 집중해서 볼 수 있는 공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주와 배우들의 목소리가 뒤엉키는 부분만 조금 더 만진다면 훨씬 더 좋은 공연이 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죠.

 

여섯 명의 배우가 나오는데 이 모든 배우들이 누가 딱히 조연이다라고 할 것 없이 풍성하게 극을 이끌어가는 것도 좋았습니다. 다이아나와 마시의 연기도 좋았고, 두 남자 배우의 연기도 좋았고요. 도대체 남자 배우들 이름은 생각이 안 나네요. 나머지 여자 역할도 캐서린이었는데 말이죠. 아무튼 모든 배우들이 굉장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말 그대로 무대를 장악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무대에 딱히 소품이 없기에 그다지 차보이지 않는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그다지 넓지 않게 느껴지는 것 자체가 배우들의 매력일 테니 말이죠. 그리고 딱히 공간을 설정하지 않고 그때그때 새로운 소품을 꺼내들어서 그 장소를 새롭게 만든다는 설정 자체도 새로웠습니다. 다른 그 어떤 공연에 비해서 설명 자체는 적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설명이 더 잘 되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무대라는 공간을 정말로 무대로 사용을 하고 관객들이 마음껏 상상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오히려 만들어지지 않은 소품들로 인해서 그것이 가능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그와 동시에 조금 더 명확하게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것도 좋습니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애매하게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배우들의 연기도 좋은 데다가 무대까지 재미있게 사용을 하니 훨씬 더 괜찮은 공연이 되었습니다.

 

다만 위에서도 말을 한 것처럼 음성이 섞이는 문제는 그 감동을 조금 줄어들게 하는 부분입니다. 특히나 배우들이 모두 성량이 풍부한 배우들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다 같이 노래를 부르는 순간에는 분명히 자신의 목소리를 낮추면서 조화를 찾아가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그다지 편하게만 들리지 않으니 말이죠. 하지만 멀티맨과 멀티걸의 활약이 눈부시고 기본 이야기의 네 배우 역시 완벽하니 공연 자체의 만족도에 있어서는 그 어떤 공연에 비해서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그냥 흔한 로맨스의 이야기라는 것 역시 이 공연을 더욱 편하게 볼 수 있는 요소입니다. 평범하게 서로 사랑하는 두 커플이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확신을 하기까지의 이야기는 우리나라가 배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청춘들과 참 많이 닮은 느낌을 주고 있거든요. 조금 유치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더 행복한 공연.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싶게 만드는 달콤함 [아이러브유 비코즈]였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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