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1
“너는 나를 원하지 않는 건가?”
“내가 당신을 원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요?”
“그건 모르는 일이지.”
현우는 물끄러미 수현을 응시했다. 싸늘한 얼굴 차가운 말투. 하지만 그 누구보다 다정한 사람.
“나는 내 뒤를 봐주는 사람이 당신일 거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서 놀란 거야. 그런 거라고.”
“나도 내가 봐주는 녀석이 나를 좋아한다고 이렇게 나타날 거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못했어.”
“왜요?”
“그랬으니까.”
“그런 건가?”
현우는 엷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당신이 나타나지 않기를 바랐어.”
“왜?”
“내 어린 날을 위해서.”
“그럼 네가 안 오면 되는 것 아니었나?”
“그건 안 되죠.”
“왜지?”
“당신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뭐라고?”
“말 잘 듣는 그런 아이로 만들었잖아요. 약속을 잘 지키는. 그런데 나보고 여기에 오지 말라는 건가요?”
“그렇군.”
수현은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내가 이현우라는 꼬맹이 하나는 잘 맡은 것 같아. 그래도 진실을 이야기를 하고 약속을 하면 잘 지키는 아이가 되었으니까.”
“그래서 당신을 사랑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거야.”
현우의 당돌한 고백에 수현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야?”
“그래.”
“그런데 왜?”
“뭐라고?”
“이런 나를 지켜서 뭘 하려고?”
“고마우니까.”
현우의 눈에 투명한 눈물이 고였다.
“당신이 아무리 병신이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나는 당신의 곁에 그냥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드니까.”
“후회할 거야.”
“아니.”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절대로 그렇지 않을 거야.”
현우는 휠체어에 앉은 수현에게 다가와 가만히 입을 맞추었다. 두 사람의 키스는 태양보다 뜨거웠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선생님의 말에 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다들 저러죠.”
“보통은 안 저러는데 오늘따라 더 심통을 부리고 있네요. 아무래도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는 모양이에요.”
“아무래도 낯선 사람이 여기에 이씅니 그것에 대해서 골을 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만.”
“그런가요?”
현우는 볼을 부푸리며 못 마땅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등학생이나 된 녀석이 초등학생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저 녀석은 그런데 갈 곳이 있습니까?”
“아니요.”
선생님은 슬픈 미소를 지었다.
“아시잖아요.”
“아.”
“열여덟이 넘은 아이들은 더 이상 시설에서 데리고 있을 수가 없어요. 돈도 모자라고 어려운 일이죠.”
“그렇군요.”
“그래서 부탁을 드리고 싶은데요?”
“네?”
“뭐 이런 부탁을 드리는 것이 그 동안 저희 고아원에 많은 도움을 주신 분께는 죄송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도움을 청하려고 합니다.”
“어떤 거죠?”
“저 아이를 맡아주세요.”
“제가요?”
“네.”
“저는 좀 그런데.”
수현은 살짝 미간을 모았다.
“제가 저 녀석에게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서 말이죠. 제가 죄를 지어서 여기에 왔다는 것 아시지 않습니까?”
“현우에게는 그 누구라 하더라도 보호자가 필요한 아이입니다. 보호자가 없다면 금방 망가질 아이죠.”
“망가진다라.”
“부탁드립니다.”
수현은 짧게 한숨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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